美수송기 대만 서부 해안선 따라 비행…'이례적 항적' 평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 군용기가 9일 각각 대만 공역에 진입했고 대만이 중국 군용기에 퇴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늘 오전 중국군 수호이(쑤·蘇)-30 전투기 여러 대가 잠시 대만 서남부 공역에 진입했다"면서 "경고방송 외에 대만 공역을 순찰하던 전투기가 적극적으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매체가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대만해협 주변 해역·공역 상황을 충분히 장악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조처해 안전을 확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구시보와 등 중국매체는 대만매체를 인용해 이러한 소식을 전하면서도, 중국 전투기가 대만 부근을 비행하는 것은 드물지 않다고 강조했다.
관찰자망은 대만군이 중국 전투기의 대만 부근 비행에 대해 밝힌 것은 올해 들어 7번째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미군 보잉 C-40A 수송기 1대도 대만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적 정보 공개사이트 에어나브(AirNAV) 자료 등에 따르면 C-40A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이륙한 뒤 북부 지룽(基隆)을 통해 대만으로 들어와 서부 해안선을 따라 비행한 뒤 남중국해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자유시보는 C-40A 수송기가 대만 상공 비행을 신청해 허가를 받은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항적은 매우 보기 드문 경우라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 스순원(史順文) 대변인은 C-40A 수송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대만해협 주변 해·공역은 모두 장악하고 있으며, 현재 정상 상황이다"라고만 밝혔다.
환구시보는 이 군용기가 타이중(臺中) 칭취안강(淸泉崗) 공항에 착륙했다는 대만매체 보도도 있다고 전했는데, 자유시보는 C-40A 수송기가 대만 공항에 착륙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대만 군사전문가 스샤오웨이(施孝瑋)는 "원래 항로에 소나기가 내렸고, 미국 측은 더 안전한 경로를 제공받을 수 있을 거라 보고 신청한 것이다. 평소처럼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C-40A는 행정 전용기로 무장 장비가 없다"면서 "과거 미국 국회의원을 태우고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타이베이(臺北) 쑹산(松山)공항에서 자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송기의 항적이 미국과 대만 간 관계를 반영하는지 묻는 말에 "양측 관계가 더욱 화목하면 미국의 대만 공역 통과 신청 시 더 안심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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