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0년] 교사로 일하다 대한민국 최초 여군으로 참전

입력 2020-06-16 06:06  

[6.25전쟁 70년] 교사로 일하다 대한민국 최초 여군으로 참전
재일교포 송순자 씨…1950년 '여자의용군'으로 전쟁 뛰어들어
낙동강 전선까지 밀리고 병력 부족해지자 여성들도 징집된 듯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거주하는 송순자(89) 씨는 대한민국 여군의 뿌리인 여자의용군 창설 멤버다.
1950년 8월 6·25전쟁 초기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학교에서 임시 교사로 근무하던 그는 조국의 부름을 받고, 19세의 나이에 군인이 됐다.
송씨는 지난 10일 도쿄도 에도가와(江戶川)구 소재 자택을 방문한 연합뉴스 기자에게 70년 동안 간직한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1950년 11월 19일 여군 전우들과 함께 촬영 사진 속의 송씨는 앳된 얼굴이었지만, 군복을 입은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는 '의용군'의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본인의 의지로 전쟁에 뛰어든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송씨는 "인민군의 남침으로 전선이 낙동강까지 밀렸다"며 "당시 제주도에선 젊은 여성들도 징집 대상이 됐는데,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씀하셔도 참전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인민군의 파상공세로 국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밀리고 병력도 부족해지자 일부 여성도 사실상 징집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경남 진해에 있던 여군 훈련소에서 기초군사 및 사격 훈련 등을 받았다고 한다.
송씨는 "지급된 음식은 밥과 고추장이 전부였다"며 "훈련이 끝나면 밤에 총을 들고 불침번 근무를 서야 했는데, 당시 나이가 어려서 불안에 떨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교육 훈련을 수료한 그는 490명의 전우와 함께 1950년 9월 26일 대한민국 최초의 여군이 됐다.
당시 여군은 전투 현장에 투입되기보다는 사령부 등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했다고 한다.
송씨도 사령부에서 고위 장교의 비서로 일했고, 전투병 위문을 위한 연극 등을 준비했다.

그는 1951년 8월 병장 계급으로 전역해 제주도로 돌아왔다. 임시 교사로 다시 근무하던 중 결혼했고, 남편과 함께 이듬해 자신이 태어난 곳이며 오빠가 살던 일본 오사카(大阪)로 이주했다.
그는 "처음에는 오빠 친구가 운영하는 (오사카) 공장에서 일했고, 도쿄(東京)로 이사한 뒤에는 가방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다"면서 "남편이 모래 운반선 사업을 하다가 파산하기도 했다"며 일본 정착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회고했다.
민족 상쟁의 비극을 피해 이주한 일본에서도 분단 조국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일본에서 살던 오빠와 언니 가족이 재일조선인 북송 사업에 참여해 북한으로 이주했는데, 그 뒤로 그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이산가족이 된 셈이다.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북송 사업으로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이들은 '사회주의 지상 낙원'이라는 북한의 선전이 매우 과장됐다는 점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송씨는 북한으로 이주한 오빠와 언니 가족을 위해 생활비를 송금했다고 한다.
일본인으로 귀화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유지하던 그는 2016년 6·25 참전유공자 자격으로 '호국영웅기장'을 받았다.
우리 정부는 당시 국외 거주 6·25 참전유공자 4천407명에게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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