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예제 옹호 남부연합 장군 이름딴 부대 명칭변경 제동

입력 2020-06-11 07:07   수정 2020-06-11 07:10

트럼프, 노예제 옹호 남부연합 장군 이름딴 부대 명칭변경 제동
"위대한 유산 일부, 검토도 않을 것"…대변인은 "워싱턴도 역사서 지워야 하나"
국방장관과 시위진압 군투입 이어 또 이견…외신 "두 사람 거리 더 멀어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국방부가 인종차별 항의 시위 사태 이후 과거 노예제를 옹호하던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 명칭 변경에 열려 있다고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제동을 걸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시위 진압을 위한 연방군 투입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군부대 명칭을 놓고 이견을 드러낸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전설적인 군사 기지 10곳의 이름을 다시 지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행정부는 이 웅장하고 전설적인 군사 시설의 이름 변경을 검토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남부연합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합중국을 탈퇴한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가 결성한 국가로, 이로 인해 미국은 남북전쟁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었고 결국 북부가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념비적이고 매우 강력한 기지는 위대한 미국 유산의 일부이자 승리와 자유의 역사가 돼 왔다"며 "미국은 이 신성한 땅에서 영웅을 훈련시키고 배치했고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이겼다"고 말했다.
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서 우리의 역사는 마음대로 조작되지 않을 것"이라며 "군대를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들 기지에서 훈련받은 병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한 뒤 절대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면서 의회가 관련법을 처리해도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초대와 3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도 역사에서 지워야 하냐고 반문했다. 노예제 폐지 이전에 대통령을 지낸 이들이 노예를 소유하고 있었음을 상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에스퍼 국방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이 전날 기지 명칭 변경을 위한 초당적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 명칭 변경 문제는 그동안에도 종종 이슈가 됐던 사안이다. 비판론자들은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잔재라면서 이름 변경을 요구해 왔다.
해군의 경우 이날 해군 기지와 선박, 비행기에 남부연합기(旗) 문양 사용을 금지했다. 해병대는 지난 5일 의복이나 컵, 자동차 스티커 등에 이 문양 사용을 금지했다.
2차 대전 후 육군에서 분리해 창설된 공군의 경우 남부연합과 관련해 이름을 지은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육군의 경우 남부연합 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를 비롯해 존 벨 후드, A.P. 힐, 브랙스톤 브랙 장군 등의 이름을 딴 기지가 10개 남아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명칭 변경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후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한 것에 영향을 받아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관측을 낳았다.
CNN방송은 에스퍼 장관과 매카시 장관은 의회와 백악관, 다른 정부 당국자가 논의에 끼어들고 결정 책임을 의원들에게 넘기기 원했다고 보도했다. 논란 사안인 만큼 군이 결정하기보다는 의회가 중간에 나서길 희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시위 후에도 육군에서는 이들 기지의 명칭 변경 논의가 있었지만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던 마크 밀리 현 합참의장이 반대하는 등 흐지부지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의 마찰은 최근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진압 강경론을 외치며 현역군을 투입하려 하자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군 투입은 최후 수단"이라고 밝혀 반기를 들었다.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일로 격노해 에스퍼 장관 해임 직전까지 갔다가 측근들의 만류로 계획을 접었으며, 에스퍼 장관도 한때 사직 준비를 했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 간 거리가 더 멀어졌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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