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식인 117명도 부당한 서약서 요구하는 비판 성명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의 혼란 속에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도식을 허가하라고 촉구하는 3만명의 서명이 11일 도쿄도(東京都)에 제출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3만명 서명은 일조(日朝)협회 도쿄도합회 등 추도식을 주최하는 일본의 시민단체가 인터넷에서 받았다.
주최 측은 매년 9월 1일 추도식이 열리던 도쿄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 사용 허가를 도쿄도가 내주지 않는 것을 비판하는 117명의 지식인 성명도 함께 제출했다.
도쿄도는 매년 추도식 장소로 요코아미초공원을 사용할 수 있게 허가해줬지만, 올해는 '공원 관리상 지장을 주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등의 조건을 붙인 서약서를 주최 측에 요구하고 있다.
주최 측이 이런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자, 사용 허가 신청을 수리하지 않고 있다.

도쿄도가 서약서 제출을 요구한 이유는 인근에서 추도식 방해 집회를 개최하는 일본 극우 단체와 추도식 참가자들 사이에 지난해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는 극우 단체들은 2017년부터 확성기를 이용해 추도식을 방해해왔다.
도쿄도는 지난해 충돌 사건을 이유로 양측에 모두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는 셈이다.
그러나 추도식 주최 측은 40년 이상 조용하게 진행되던 추도식과 극우 단체의 방해 집회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 지방에는 규모 7.9의 대형 지진이 발생해 10만5천여명이 희생됐다.
그런데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자, 자경단과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했다.
당시 독립신문의 기록에 따르면 이렇게 학살된 조선인의 수는 6천661명에 달한다.
과거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등 도쿄도 지사들은 재직 중 간토대학살 조선인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으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지사는 2017년부터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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