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분 의견공모 2번째 연장

입력 2020-06-13 09:20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분 의견공모 2번째 연장
'이례적' 결정…국제 사회 비판 여론 의식한 듯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처분 방안을 검토 중인 일본 정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의견 공모 기간을 이례적으로 2차례나 연장했다.
교도통신과 도쿄신문에 따르면 원자력 담당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경산성)은 오염수 처분 방안 관련 서면 의견 공모를 내달 15일까지 연장해 받기로 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퍼블릭 코멘트'로 불리는 의견 공모 절차를 거친다.
경산성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분 방안을 놓고 지난 4월 6일 서면 의견 공모를 시작했다.
애초 공모 기간은 5월 15일까지였지만 기한 4일 전에 1개월 연장한 데 이어 이번에 1개월을 추가 연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산성은 의견을 한층 더 충실하게 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유력한 안으로 검토하는 해양방류 처분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이 들어온 상황에서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이 강해진 것이 이례적으로 2차례나 연장을 결정한 배경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지금까지 제출된 약 2천200건의 의견 중에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출 처분에 부정적인 내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경산성은 오염수 처분 문제를 검토해 온 전문가 소위가 해양 방출을 가장 확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안으로 제시한 뒤 지난 4~5월 후쿠시마현 내의 지자체장들과 업계 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회의를 3차례 열었다.
이들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이유로 화상 방식으로 진행돼 경산성 고위 관계자들이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



국제 환경운동 단체인 '에프오이재팬'(FoE Japan)의 미쓰타 간나(滿田夏花) 사무국장은 "의견 공모 기간을 연장했다고 해서 의견을 충실히 듣는 것이 될 수는 없다"며 일반 시민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산성은 이해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의견 청취 회의를 더 열 예정이지만 공청회 개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오염수에서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나머지 방사성 물질(62종)의 대부분을 없앴다는 물(ALPS 처리수)을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일평균 약 170t씩 증가하는 오염수가 현재 120만t가량 저장돼 있다.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이 되면 증설분을 포함해 총 137만t 규모의 저장탱크가 차게 된다며 처분 방식을 결정한 후 시행까지 1년 6개월에서 2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 점을 들어 정부가 조속히 처분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산성 산하의 전문가 소위는 지난 2월 정리한 최종 보고서를 통해 해양방류와 대기 방출을 시행 가능한 방안으로 제시하면서 해양방류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붙여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흘려보내는 형태의 처분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오염수 방류 계획을 비판하고 나서는 등 국제 사회의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 일본 정부는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지난 9일에도 "일본 정부가 의미 있는 협의를 위한 시간이나 기회 없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내보내는 일정을 가속하고 있다는 보고에 깊이 우려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의 처분 방법을 놓고 최근 지역 주민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지만 대단히 불충분하다며 방사능 오염수 처분 결정을 코로나19 위기가 지나가고 적절한 국제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때까지 미뤄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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