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인도·네팔, 분쟁지 '지도 표기' 공방 격화

입력 2020-06-14 13:29  

이웃 인도·네팔, 분쟁지 '지도 표기' 공방 격화
네팔 하원의 새 지도 승인에 인도 "지지 못 해" 반발
인도 우타라칸드주 북동쪽, 네팔 북서쪽…대부분 인도 장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전통적 우방 관계인 인도와 네팔이 분쟁지역에 대한 지도 표기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팔 하원은 전날 인도와의 분쟁지를 자국 영토로 포함한 새 지도를 승인했다.
상원과 대통령의 승인까지 이뤄지면 헌법상의 국가 상징 지도가 수정된다.
이날 하원의 승인이 이뤄지자 네팔 시민들은 길 위에 새 지도를 그리거나 촛불로 새 지도 형상을 만들며 자축했다.
이런 네팔 측의 움직임에 인도 정부는 곧바로 발끈하고 나섰다.
인도 외교부의 아누라그 스리바스타바 대변인은 네팔 의회가 승인한 지도가 인도 영토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팔 주장에는 역사적 사실이나 근거가 없다"며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네팔은 지난 5월 칼라파니, 림피야두라, 리푸레크 고갯길 등의 분쟁지가 포함된 새 지도를 제작했다.
네팔이 그간 칼라파니, 리푸레크 등은 자국 지도에 포함해왔으나 림피야두라까지 아우른 지도를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접한 이 지역들은 인도 우타라칸드주 북동쪽, 네팔 북서쪽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인도군이 이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



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서로 이 지역이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해왔다.
분쟁의 불씨는 1816년 네팔과 영국 동인도회사가 맺은 수가울리 조약이다.
이 조약에 따르면 네팔과 인도의 경계는 마하칼리강이다.
하지만 이후 영국 측량사들이 만든 지도는 물론 양국이 제작한 지도에서도 이 강의 본류 위치가 달랐다.
양국은 각각 유리한 본류 위치를 언급하며 칼라파니가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도가 칼라파니 동쪽의 리푸레크 고갯길로 이어지는 80㎞ 도로를 새롭게 건설하면서 네팔의 불만이 폭발했다.
앞서 인도도 지도를 통해 네팔의 신경을 자극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1월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를 두 개 연방 직할지로 분할한 내용을 반영해 새 지도를 만들면서 칼라파니를 포함한 것이다.
당시 네팔에서는 인도를 비난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양국이 번갈아 가며 공개한 지도 두 장 때문에 이웃 나라 간의 사이가 벌어지는 형국인 셈이다.
네팔은 전통적으로 무역과 에너지 공급 등에서 인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2018년 2월 취임한 K.P. 샤르마 올리 총리가 포카라 공항 사업 등을 중국과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최근엔 인도와 미묘한 긴장 관계를 보여왔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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