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망원경 앞에 숨겨진 몸집 드러난 적색 초거성 '안타레스'

입력 2020-06-17 11:00  

전파망원경 앞에 숨겨진 몸집 드러난 적색 초거성 '안타레스'
대기, 태양 700배 반경의 12배…태양서 천왕성 가까이 도달할 크기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의 700배에 달하는 적색 초거성 '안타레스'(Antares)가 고성능 전파망원경 앞에서 숨겨왔던 몸집을 드러냈다. 항성풍이 가속하는 바깥쪽 대기가 항성 반경의 거의 12배에 달해 태양계로 따질 때 천왕성 가까이 도달할 만큼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에 따르면 '더블린 고등연구소' 에이먼 오고르만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칠레 북부 사막에 설치된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와 미국 뉴멕시코주의 '칼 G. 잰스키 초대형 배열'(VLA) 등을 이용해 안타레스의 대기를 관측한 결과를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발표했다.
안타레스는 지구에서 약 520광년 떨어진 전갈자리의 α별로 적색 초거성으로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이다.
적색 초거성은 크기로만 따질 때 우주에서 가장 큰 천체 중 하나로 꼽히지만,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며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로 치닫고 있어 초신성으로 폭발한 뒤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된다.
안타레스도 가시광으로 보이는 표면인 광구(光球)의 반경만 놓고 볼 때 태양의 700배에 달한다. 그 바로 위로 채층(chromosphere)과 항성풍 가속지역 등의 대기가 펼쳐지는데, 고감도 고해상도 전파망원경을 동원한 이번 관측을 통해 적색 초거성의 가장 상세한 대기 지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ALMA를 이용해 단파장으로 광구와 채층을 관측하고, 바깥 대기는 VLA를 통해 장파장으로 들여다봤다.
오고르만 박사는 "별의 크기는 어떤 파장의 빛으로 관측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VLA의 장파장 관측은 안타레스의 대기가 항성 반경의 12배 가까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드러내 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전파로 채층 영역을 처음으로 관측했는데, 안타레스의 채층이 항성 반경의 2.5배 걸쳐 형성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태양의 채층이 태양 반경의 200분의 1에 불과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와 함께 채층의 온도는 절정 때 3천500도에 달한 뒤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측정돼 이전에 광학 망원경이나 자외선 망원경으로 관측했을 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구 바로 위에 형성되는 채층은 자기장과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는 대류로 형성된 충격파로 가열되는데 태양 채층의 온도가 2만도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안타레스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연구팀은 ALMA와 VLA 자료를 통해 처음으로 채층과 항성풍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영역 간에 분명한 경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VLA 이미지에서 거대한 항성풍이 안타레스에서 쏟아져 나와 인근의 더 작고, 뜨거운 짝별인 안타레스B에 의해 빛을 받는 것이 포착돼 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볼더 콜로라도대학의 그레이엄 하퍼 박사는 "적색 초거성 대기의 실제 크기와 온도 등을 아는 것은 이런 거대한 항성풍이 어떻게 형성되고 얼마나 많은 질량이 방출되는지에 관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적색 초거성은 거대한 항성풍을 통해 우주로 중원소(heavy element)를 쏟아냄으로써 생명체 구성에 필수적인 요소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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