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쇼핑몰서 시위 상징 '자유의 여인상' 철거 논란

입력 2020-06-18 11:31  

홍콩 쇼핑몰서 시위 상징 '자유의 여인상' 철거 논란
시위대 지지 '노란 경제' 운동 맞물려 찬반 논란 확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으로 홍콩 민주파 진영을 옥죄는 가운데 홍콩의 한 쇼핑몰에 설치된 시위대 상징물의 철거를 놓고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췬완 지역에 있는 한 쇼핑몰 내 아동의류 브랜드인 '치키덕'(Chickeeduck) 점포에 지난 16일 '자유의 여인상' 조형물이 설치됐다.
홍콩 시위대의 상징인 자유의 여인상은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 도심 시위에 수차례 등장해 시위대의 사기를 북돋우는 역할을 했다.
헬멧과 고글, 방독면을 착용한 자유의 여인상은 한 손에는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다른 한 손에는 '홍콩해방 시대혁명'이라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이 점포 내 자유의 여인상은 바로 치키덕 브랜드의 창업자인 허버트 차우가 설치한 것이다.
홍콩 기업인들이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시위대에 대한 지지 발언을 삼가는 분위기에서 허버트 차우의 이러한 행동은 홍콩 내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설치 전날 이 점포에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많은 시민이 몰려들었고, 이들은 옷을 산 후 '셀카'를 찍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쇼핑몰 밖에는 수십 명의 경찰이 경계를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하지만 치키덕 점포가 입주해 있는 홍콩의 부동산 재벌인 뉴월드(新世界) 그룹 산하 쇼핑몰 측은 이 조형물이 쇼핑몰 내에 설치하기에 부적절하다면서 점포 측에 철거를 요구했다.
이에 홍콩 야당은 쇼핑몰 측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철거 요구를 당장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이 점포를 방문한 한 20대 시민은 "자유의 여인상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는 것이 점포주의 마음에 달린 것처럼 자유의 여인상 설치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번 사건이 주목을 받은 것은 최근 홍콩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노란 경제' 운동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홍콩 시위대는 시위에 지지를 나타내는 식당, 커피숍 등을 이용하자는 노란 경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친중파 진영은 홍콩 정부를 지지하는 '파란 점포'를 이용하자는 운동으로 맞서고 있다.
홍콩의 정치 전문가 찬와이쿵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노란 경제 운동은 '된서리'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적 사건에 휘말리길 원치 않는 쇼핑몰 운영기업들은 '노란 점포'를 임차인으로 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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