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거리 무시에 마스크도 안써…나폴리시장 "행복감 전염된 것" 두둔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이탈리아축구협회 컵대회인 '코파이탈리아'에서 우승한 나폴리의 축구팬들이 방역 지침을 무시하고 대규모 축제 퍼레이드를 벌여 비판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 최상위 리그 세리에A의 나폴리는 17일(현지시간) 밤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019-2020시즌 코파이탈리아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나폴리의 컵 대회 우승은 2013-2014시즌 이후 6년 만이다.
경기 직후 나폴리 도심은 우승을 자축하고자 쏟아져나온 수천 명의 축구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제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운집이 이뤄진데다 현장에서 방역 지침이 완전히 무시됐다는 점이다.
당시 나폴리 도심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였다. 안전거리가 지켜지지 않은 것은 물론 상당수 팬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고 거리로 나섰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바이러스를 잊은 듯한 나폴리 축구 팬들의 행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당국에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라니에리 게라 WHO 사무총장보는 18일 이탈리아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확산 초기인 지난 2월 북부 밀라노에서 열린 아탈란타(이탈리아)와 발렌시아(스페인) 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상기시키며 "팬들이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에서 비교적 바이러스 감염자가 적은 나폴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천만다행일 정도라면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리아A의 아탈란타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를 연고지로 하는 팀이다.
이탈리아 많은 전문가는 당시 이 경기 이후 바이러스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더 빨리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바이러스가 스페인에 본격 유입된 계기로 추정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나폴리시장은 "어제는 행복감이 전염된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현지 ANSA 통신은 전했다.
18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8천159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인도·영국·스페인·페루에 이어 8번째로 많다. 사망자 규모는 3만4천514명으로 미국·브라질·영국에 이어 4번째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33명, 사망자 수는 66명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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