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종결시한 일주일 앞으로…이번주 항공업계 재편 '분수령'

입력 2020-06-21 07:01  

M&A 종결시한 일주일 앞으로…이번주 항공업계 재편 '분수령'
"60년대 연애냐" 산은 대면협상 촉구에도 현산 '침묵'
제주·이스타항공, 선결 조건 이행 놓고 갈등 고조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큰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의 인수·합병(M&A) 작업의 종결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딜 성사 여부는 '안갯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와 제주항공[089590]의 이스타항공 인수 모두 무산되며 항공업계 재편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가 항공업계 M&A 작업의 성사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 시한은 오는 27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종결 시한은 29일로 예정돼 있다.
문제는 각각의 M&A 작업 모두 진전 기미가 없다는 데 있다.

◇ 현산, 다시 '침묵 모드'…채권단은 대면 협상 촉구
일단 현산은 지난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공식 입장을 밝힌 이후로 다시 '침묵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채권단은 지난 10일 현산에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라고 공을 넘긴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충분히 안전하게 딜이 끝까지 갈 수 있다"며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고 대면 협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코로나 여파로 러시아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늦어지는 가운데 일단 산은과 채권단의 재협상 등을 고려하면 이달 말에 대금 납입과 임시 주총 소집을 통한 이사 선임 등 인수 마무리 작업이 이뤄지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이에 따라 양측이 합의해 당초 이달 27일로 예정된 인수 종결 시한을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9월 초까지인 이동걸 회장의 임기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회장이 17일 간담회에서 연임설에 선을 그으며 "9월 초 임기까지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임기 내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마무리하려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도 연말까지 매각 이슈를 끌고 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은 양측 모두 먼저 인수를 포기하겠다거나 인수 협상을 종료하자고 선언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2∼3개월 더 상황을 지켜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단이 이미 한두 달 전부터 현산 측에 면담을 요청하며 요구 사항 등을 문의했으나 현산이 내내 침묵하다가 9일 '깜짝' 보도자료를 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 포기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채권단도 일단 현산의 인수 포기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이 관리하다 추후 재매각하는 방안과 에어부산[298690] 등 계열사와 분리 매각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결심만이 남았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려는 정 회장이 위험 요소를 감수하고 꿈을 이루려 할지, 아니면 이대로 꿈을 접을지 여전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제주·이스타항공, 임금체불 이어 타이이스타젯 놓고 '잡음'
이달 29일 거래 종결 시한을 앞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사이의 갈등의 골도 점차 깊어지고 있다.
양사는 2월 이후 지속한 임금 체불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여왔다. 제주항공은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을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지고 해소하라는 입장이지만, 이스타항공은 이는 사실상 계약 변경에 해당한다며 제주항공이 인수 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최근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사전 협의 없이 오는 26일 신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한다고 주주들에게 고지해 갈등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스타항공은 계약 종결 전 임시주총 소집은 계약상 의무 사항으로 이사와 감사 후보자 명단을 제주항공에 요청했으나 제주항공이 후보자 명단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주항공은 "딜 클로징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고 그전까지 제주항공이 아무 권한이 없는데 이런 일(주총 소집)이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여기에 인수 종결을 위한 선결 조건 이행 여부를 놓고도 양측의 입장차가 커지고 있다.
계약서상에는 이스타항공이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지급 보증 문제를 계약 종료 전까지 해소하게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항공기 리스사와 타이이스타젯의 B737-800 항공기 1대 임차에 따른 채무와 책임에 상응하는 금액을 보증하는 계약을 맺었다. 보증 금액은 3천100만달러(한화 약 375억원)에 달한다. 보증기간은 임대차 계약과 관련 계약에 따른 타이이스타젯의 제반 의무가 모두 이행되는 날까지로 명시됐다.

이스타항공은 "선결 조건 해소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고 대부분 해결됐다"는 입장이지만 제주항공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체불 임금에 이어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까지 양사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인수 작업도 난기류에 빠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인수 작업이 지연되는 와중에 잡음까지 불거지면서 인수 무산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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