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환자 233만명인데…트럼프 "검사속도 늦춰라"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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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1 19:30  

미 코로나 환자 233만명인데…트럼프 "검사속도 늦춰라" 논란(종합)

미 코로나 환자 233만명인데…트럼프 "검사속도 늦춰라" 논란(종합)

석달만의 유세서 "검사 많으면 확진자도 많아"…논란 일자 캠프측 "농담이었다"

100만명 신청했다더니 1만9천석 규모 유세장 3분의 2만 차…대부분 마스크 안 써

가디언 "심심해하는 10대나 심지어 K팝 팬들이 장난으로 '가짜 신청' 했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20일(현지시간) 실내체육관에서 대규모 대선 유세를 재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하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 정부에 '양날의 칼'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농담이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 "너무 많이 검사하면 확진자도 많아져"…바이든 "소름 돋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서 연 대선 유세에서 "미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은 2천500만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면서 "나쁜 점은 광범위한 검사가 너무 많은 확진자 기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정도 규모로 검사를 한다면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사례를 찾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제발 검사속도를 늦추라고 당부했는데, 그들은 검사하고 또 검사한다"고 했다.

현재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33만명, 사망자는 12만1천900명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의 안전과 건강보다 정치를 우선시했다고 즉각 비판했다.

바이든은 이날 낸 성명에서 "오늘 밤 대실패한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며 "이는 명백히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를 좋게 보이게 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오늘 우리의 신규 확진자수는 두 달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2천만명의 노동자는 일하지 못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미국인의 안전보다 정치를 우선시했음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 확진자 급증 오클라호마서 유세…관중석 3분의 2만 차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를 연 것은 지난 3월 2일 이후 110일 만이다. 실내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면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실내체육관에서 대선 선거 유세를 재개한 것이다.

특히 유세지인 오클라호마주의 확진자수는 최근 급증세로, 이번 주는 전주 대비 91%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 탓인지 유세장은 빈자리가 많았다. 심지어 유세를 준비했던 트럼프 캠프 관계자 중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거의 100만명이 유세를 위한 티켓을 신청했다"고 자랑했지만, 1만9천석 규모 BOK센터 관중석은 3분의 2만 찼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BOK센터 밖에서도 한차례 연설을 할 예정이었으나 관중이 없어 취소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브렌든 보일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적은 규모의 관중이 모인 것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트럼프의 취임식 때였다"고 비꼬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처럼 관중석이 비어있던 것에 대해 애초 상당수의 참가 신청이 심심해하는 10대나 심지어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장난을 치려는 K팝 팬들에 의한 '가짜 신청'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빠르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 측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참가자들의 유세장 진입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P는 "3명의 기자가 현장에서 몇시간 지켜본 결과 시위대가 유세장 입구를 막아서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 참가자 대부분 마스크 안 써…"코로나 확산 촉발 환경"

그러나 유세장 안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감지되지 않았다.

상층부는 좌석 상당수가 비어있었지만, 아래층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참석자의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가디언은 참석자 중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플래카드를 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주최 측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류에 사인했다.

AFP는 "이날 유세에서 관중들은 열광적으로 소리 지르고 환호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촉발할 수 있다는 털사 보건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90분 연설서 플로이드·준틴스데이 언급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90분간 연설을 했지만 최근 미국 사회를 뒤흔든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나, 전날이었던 노예해방기념일 '준틴스 데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AP통신이 지적했다.

반면 그는 인종차별 반대시위대를 '미치광이들'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들이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이날 유세장에 사람이 적었던 것을 시위대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AP는 "시위대 수백명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펼쳤고 시내 일부의 교통이 이로 인해 방해받기도 했지만, 경찰은 소수의 사람만 체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위대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덧붙였다.

시위대는 행진하면서 '모든 목숨이 소중하다'고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맞닥뜨리기도 했지만, 이들 사이 충돌은 없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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