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역사인물 동상 훼손 잇따라…이번엔 17세기 재상 콜베르

입력 2020-06-24 18:28  

프랑스 역사인물 동상 훼손 잇따라…이번엔 17세기 재상 콜베르
파리 국회의사당 앞 콜베르 붉은 페인트로 뒤덮여…'흑인혐오' 글귀도
계몽사상가 볼테르, 2차대전 영웅 드골도 페인트 '수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에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프랑스에서 과거 식민제국 건설이나 노예제와 관련됐던 역사적 인물의 동상이 훼손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파리 시내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17세기 절대왕정 시기의 재상 콜베르의 인물석상이 붉은색 페인트로 훼손됐다.
24일(현지시간) LCI 방송에 따르면, 전날 파리 중심가의 국회(하원)의사당 앞에 있는 장밥티스트 콜베르(1619~1683)의 석상이 붉은색 페인트로 뒤덮였다. 기단에는 알파벳 대문자로 '국가의 흑인혐오'라는 어구가 쓰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인종차별 반대단체 '앙티네그로포비'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경찰에게 "금지된 것은 인종주의다. 콜베르는 흑인 혐오를 선동한 인물"이라고 외쳤다.
콜베르는 절대왕정 시대 중상주의의 전형이 된 '콜베르주의'의 체계를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사망 2년 전 식민지 노예들의 삶과 죽음, 구매, 종교, 처우 등을 규율하는 '코드 누아'(Code Noir)라는 법을 기초한 것 때문에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프랑스에서는 이처럼 역사 속 정치가나 사상가, 군인의 동상이 페인트로 훼손되는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파리 중심가 앵발리드 인근에서는 18세기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의 인물상과 19~20세기 군인 위베르 리요테의 인물상이 붉은색 페인트로 뒤덮인 채 발견됐다.
볼테르는 가문의 자산 일부가 노예무역으로 축적됐다는 얘기가 있으며, 리요테는 모로코, 알제리 등의 식민지 총독을 지낸 전력이 있다.
릴에서는 최근 19세기 군인 루이 페데르브 장군상에 페인트로 '식민주의자', '살인자' 등의 글자가 쓰인 채 발견됐다. 페데르브는 프랑스가 세네갈을 식민화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군인이다.
지방 소도시와 파리 근교에서는 샤를 드골(1890~1970) 전 대통령의 동상이 잇따라 노란색과 주황색 페인트로 훼손된 채 발견된 적도 있다.
드골은 2차대전 당시 항독(抗獨) 망명정부 '자유 프랑스'를 이끌며 레지스탕스 조직의 통합을 이뤄내고 연합국의 승리 뒤에는 프랑스를 강대국의 반열에 다시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되지만, 프랑스의 과거 식민지배를 사과하라는 요구를 무시했다는 주장도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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