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믹에도 정치적 올바름?…프랑스 '인종별 통계 금지' 역풍

입력 2020-06-27 09:49  

팬더믹에도 정치적 올바름?…프랑스 '인종별 통계 금지' 역풍
WP "美·英, 인종별 감염 통계로 방역대책…佛 '방임'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차별 문제를 우려해 인종별 통계 조사를 법적으로 금지한 프랑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에는 오히려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이 같은 금지법이 바이러스 취약 계층을 선별해 보호하는 데 필요한 국가 역량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이 인종별 자료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감염률과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색인종에 대한 방역 대책을 구상하는 데 반해 프랑스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분류해 나치 수용소로 넘긴 전력 때문에 이후 개인의 인종이나 민족, 종교에 따른 자료 수집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폭력으로 흑인이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공식 통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프랑스 사회에 만연한 인종 차별에 대한 성토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공식 통계 부재로 인해 주택 문제나 고용 차별과 같은 사회 문제를 다루기 어려울뿐더러, 코로나19 국면에선 거의 '방임' 수준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국립인구통계연구소의 파트리크 시몽은 특정 인종이 지나치게 많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사망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정보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프랑스 당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정책 결정용으로 쓰이는 인종 관련 비공개 통계가 존재한다고 해명했다.
프랑스 대법원도 국립통계연구소가 응답자에게 이름이나, 출신 배경 또는 과거 시민권 보유 이력과 같은 객관적인 문항으로 인종 정보를 집계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다만 프랑스 최대 흑인 커뮤니티 대표는 이러한 '간접 문항'으로 인종을 파악하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라면서 인종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 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여겨지는 프랑스 사회 분위기를 꼬집었다.

앞서 영국 통계청(ONS)은 자체 통계조사에 따라 흑인이 백인보다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으며,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계의 치명률은 백인보다 3배 이상 높다고 결론 내렸다.
또 미국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어' 청구 기록을 토대로 소득과 인종이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례로 일리노이주 시카고 당국은 지난 4월 전체 주민의 30%인 흑인 인구가 코로나19 사망자의 약 70%를 차지한다는 충격적인 결과에 따라 신속 대응팀을 꾸리기도 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프랑스는 미국이나 영국보다는 상황이 다소 나은 편이지만 이날 기준 누적 사망자 수는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2만 9천여명에 달했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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