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8일째 폭우경보…어른거리는 1998년 대홍수 악몽

입력 2020-06-29 11:53   수정 2020-07-03 09:49

중국은 28일째 폭우경보…어른거리는 1998년 대홍수 악몽
사망·실종 78명에 1천200만명 이재민…시진핑 '중요 지시'
국가 재난구조 단계 격상…불안한 민심 반영한 '싼샤댐 붕괴설'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남부 지역에 28일째 폭우 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장기간 넓은 지역에 걸쳐 폭우가 계속 쏟아지는 것은 기록적인 일이어서 중국 일각에서는 중국에 악몽으로 남은 1998년 대홍수를 넘어서는 큰 수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신문사는 29일 중국 응급관리부 집계 현황을 인용해 이달 들어 광시좡족자치구, 구이저우성, 후난성, 쓰촨성, 장시성 등 중국 남부 지역에서 폭우가 계속돼 78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1천21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주민 72만여명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건물 8천여채가 무너졌고, 9만7천여채는 크고 작은 파손 피해를 봤다.
중국 정부가 집계한 피해액은 257억 위안(약 4조3천500억원)에 달한다.
중국 기상대는 지난 2일 이후 28일 연속해서 남부 지역 일대에 폭우 경보를 발령 중이다.
창장(長江) 남부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는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상대는 29일도 서쪽 쓰촨성에서 동부 저장성에 이르는 장강 이남의 긴 지역에 폭우 경보를 발령했다. 기상대는 많게는 하루 18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일각에서는 1998년 대홍수가 다시 회자하고 있다.
1998년 중국에서는 폭우로 창장 대부분 지역이 범람하면서 4천150명이 사망하고 2억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직접 경제 피해액은 1천660억 위안에 달했다. 당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인민해방군 장병들이 대거 동원돼 필사적으로 무너져가는 제방을 막는 모습은 1998년 대홍수의 상징과 같은 장면으로 남아 있다.
관영 매체들은 2006년 완공된 싼샤댐 덕분에 1998년 대홍수 같은 큰 수해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들이 싼샤댐의 최근 수위 등 현지 정보를 전하는 데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앞서 중국중앙(CC)TV가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싼샤댐 수위가 147m로 홍수 단계 기준인 145m를 2m 초과했다고 보도한 이후 중국 인터넷에서 싼샤댐의 현재 수위 등 모습을 전하는 정보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싼샤댐의 높이는 185m다.

수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중국 인터넷에서 세계 최대 댐인 싼샤(三峽)댐이 붕괴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는 등 민심이 동요하는 조짐이 보이자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나섰다.
시 주석은 28일 밤 '중요 지시'를 발표해 각 지역 정부와 관계 당국에 "인민 생명 안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하라"고 강조했다.
그간 각 지방정부에 대처에 맡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던 중앙정부도 시 주석의 지시가 나오자마자 응급 재난구조 태세를 4급으로 격상하면서 3개 순시팀을 수해가 특히 심한 쓰촨성, 충칭직할시, 구이저우성에 급파했다.
계속된 폭우로 중국 남부 곳곳에서는 위태로운 사태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쓰촨성의 산간 지방인 몐닝(冕寧)현에서는 26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국지성 폭우가 내려 산에서 내려온 거대한 물줄기가 마을을 덮쳐 2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아기를 업은 채 물줄기를 피해 도망친 한 마을 주민은 청두상보(成都商報)에 "바로 뒤에 10m 높이쯤 되는 물줄기가 있어 죽으라고 달렸다"며 "조금만 늦었어도 물에 휩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최근 후베이성 이창(宜昌)시에서 경찰이 저지대 도로에서 물에 갇힌 차량의 앞 유리창을 깨고 안에 갇힌 운전자를 긴급히 구조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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