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직격탄…홍콩 3개 민주단체 전격 '해체 선언'(종합2보)

입력 2020-06-30 20:26   수정 2020-06-30 20:32

홍콩보안법 직격탄…홍콩 3개 민주단체 전격 '해체 선언'(종합2보)
'조슈아 웡' 속한 데모시스토당·홍콩민족전선·학생동원 해체
홍콩 민주파 진영, 홍콩보안법 통과에 크게 위축되는 양상



(홍콩·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현혜란 기자 =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시위 활동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홍콩 민주파 진영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 중 한 명인 조슈아 웡(黃之鋒)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이 비서장을 맡는 데모시스토당(香港衆志)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슈아 웡은 "홍콩보안법이라는 악법 통과와 인민해방군의 '저격 훈련' 공개 등 홍콩의 민주 진영은 이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10년 이상의 투옥과 가혹한 고문, 중국 본토 인도 등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지난 28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에 홍콩 내 모 지역에서 홍콩 주둔 중국군 소속 저격수들이 실탄 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하는 일종의 '무력시위'를 했다.
그는 "엄혹한 운명이 눈앞에 놓인 상황에서 개인의 앞날을 헤아릴 수 없게 됐지만, 이를 짊어지려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나를 침묵시키고 제거할 때까지 홍콩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조슈아 웡은 2014년 79일 동안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의 주역이었다. 당시 17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해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조슈아 웡은 스스로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면 가장 먼저 중국 당국에 체포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트위터에 "내 목소리가 당장 들리지 않아도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홍콩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조슈아 웡과 함께 우산 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인 데모시스토당 당원 아그네스 차우(周庭)도 탈당 의사를 밝혔으며, 네이선 로(羅冠聰) 전 주석도 탈당에 이어 개인 자격으로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는 오는 9월 입법회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는 조슈아 웡, 네이선 로 등과 함께 반중 매체 빈과일보를 운영하는 지미 라이(黎智英) 등 민주화 인사 54명의 이름이 담긴 '체포 블랙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이들의 탈당에 이어 오후에는 데모시스토당이 전격적인 해체 선언을 했다.
데모시스토당은 성명을 통해 "더는 당을 운영하기 힘들어 당을 해체하기로 하고 이를 당원들에게 통보했다"며 "당원들은 더 유연한 방식으로 각자 저항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우산 혁명'의 뜻을 이어받고자 2016년 결성된 데모시스토당은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 국제사회에 연대를 호소하는 활동을 해 홍콩보안법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홍콩 독립을 주장해 온 단체인 '홍콩민족전선'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 본부를 해체하고 모든 조직원이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대만 타이베이 지부와 영국 지부는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 학생들의 시위를 이끈 '학생동원'(學生動源·Studentlocalism)도 이날 홍콩 본부를 해체하고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정치단체인 '홍콩독립연맹' 창립자 웨인 찬(陳家駒)은 홍콩보안법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으며, '홍콩 자치'를 주장해 온 학자인 친완(陳雲)은 사회운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홍콩 정무사장(총리 격)을 지낸 후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시위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홍콩의 양심'으로 불렸던 안손 찬(陳方安生)도 지난 26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경찰의 강경 진압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은 홍콩 민주파 진영이 홍콩보안법 통과 후 그 활동이 더욱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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