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D-1년] ④ '코로나와 함께' 올림픽 되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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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9 06:00  

[도쿄올림픽 D-1년] ④ '코로나와 함께' 올림픽 되나(끝)

[도쿄올림픽 D-1년] ④ '코로나와 함께' 올림픽 되나(끝)

연기 결정 때보다 불확실성 증폭…정상 개최 기대감 사라져

경기장 관중, 일본 거주자 한정 '도메스틱 올림픽'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일본 정부와 도쿄도(都)는 지난 3월 24일 연기 결정 당시보다 한층 더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올해 7월 예정대로 치를 수 없게 된 대회를 연기하기로 합의할 때는 코로나19 수습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4개월이 흘러 새롭게 잡힌 개막일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일본이나 IOC의 애초 기대와 달리 일본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전역에서 한층 악화했다.



올해 대회 개최를 포기하고 긴급사태로 대응해 코로나19 수습에 성공하는 듯했던 일본에선 제2파(2차 확산)를 우려할 수준의 신규 확진자가 도쿄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선수와 관중을 모이게 하는 올림픽 이벤트의 특성상 다른 나라의 코로나19 확산세도 개최국인 일본 입장에선 큰 걱정거리다.

일본에서는 재연기, 취소, 축소 개최 등 3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를 놓고 또다시 선택해야 하는 초읽기가 시작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5일 치러진 도쿄도 지사 선거를 앞두고 마이니치신문이 유세 현장에서 유권자 100명을 대상으로 도쿄 대회의 개최 전망을 직접 묻는 조사를 한 결과에서 이런 기류가 여실히 확인됐다.

조사 결과 개최를 원하는 사람이 59명으로, 원치 않는다는 사람(41명)보다 많았다.

그러나 실제로 개최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15명에 그쳤고, 61명이 개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24명은 모르겠다고 했다.

이는 대다수 도쿄 도민들이 정상 개최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열리지 못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베 총리는 1년 연기론을 주장하면서 선수와 관중이 함께하는 '완전한 형태'의 대회를 열어 인류가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워 이긴 증거로 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 왔다.

하지만 일본 국민은 이 바람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언론도 이제는 완전한 형태의 개최 가능성을 논외로 한 채 간소화하는 형태의 축소 개최를 하나의 대안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내 분위기는 국내 정치 사정과 IOC의 입장이 맞물려 재연기나 취소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쪽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

지난 7년간의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와 준비 과정을 이끈 아베 총리는 이변이 없는 한 내년 9월까지가 임기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재임 중인 내년 7월 개최를 이루어 올림픽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기를 원하고 있다.

최종 결정권을 쥔 바흐 ICO 위원장은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내년에도 치르지 못할 경우 재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아 놓았다.

이런 배경에서 대회조직위원회는 일단 연기나 취소 가능성을 배제한 채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되지 않고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제도 적기에 나오지 않는 것을 전제로 어떻게 대회를 열지에 초점을 맞춰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예상되는 유력한 시나리오가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올림픽이다.

위드 코로나 올림픽은 국제 이벤트 성격이 약화하면서 '도메스틱'(domestic) 이벤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수는 각국에서 모이지만 경기를 보는 관중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원활한 출입국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일본 국내로 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밀접 접촉을 막기 위해 입장객을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무관중 시합을 계속하다가 최근 일정 수의 관객을 들이기 시작한 일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사실상 내년 올림픽에 대비한 일종의 테스트라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IOC와 대회조직위가 견지하는 '무관중 올림픽은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관전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고성 응원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응원 규칙 제정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조직위는 선수와 접촉하는 미디어와 자원봉사자들의 감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애초 조직위 예상으로는 전 세계에서 몰려들 취재진은 2만8천여명, 자원봉사자는 8만여명에 달한다.

조직위는 이들을 매개로 한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대면 취재가 아닌 온라인 취재를 도입하고, 자원봉사자의 경우 각자 활동하는 장소에서 선수 접촉이나 이동 공간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야마시타 야스히로(山下泰裕)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어떤 (입국) 기준을 충족해야 세계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검토하고 있지만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은 다시 개막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형국이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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