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 찾은 가족 시신…에콰도르 코로나19 희생자들 지각장례

입력 2020-07-19 05:26  

넉달만에 찾은 가족 시신…에콰도르 코로나19 희생자들 지각장례
과야킬서 의료·장례 시스템 붕괴에 신원 확인 안 된 시신 200여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한꺼번에 늘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탓에 '시신 대란'의 참극이 빚어졌던 에콰도르에서 유족들이 뒤늦게 가족의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코로나19 확산 속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시신 216구 중 지금까지 116구의 신원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한주간 30구의 시신이 유족에게 인계됐다.
에콰도르 제 2도시인 과야킬은 중남미에 코로나19가 상륙한 직후인 지난 3∼4월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곳이다.
갑자기 늘어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로 의료와 장례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미처 손쓸 틈도 없이 늘어난 시신이 거리나 집안에 방치됐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다른 이의 시신을 가족에게 잘못 전달하는 경우도 발생했고, 병원에 간 가족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죽었다면 시신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해 애태우는 사람들도 많았다.
에콰도르엔 여전히 하루 1천 명가량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과야킬엔 초반의 폭풍이 어느 정도 잦아들면서 DNA 검사 등을 통한 시신 신원 확인작업도 본격화했다.

과야킬에 사는 콜론 라미레스도 가족을 찾지 못해 애태우던 사람 중 하나였다.
넉 달 전 할머니 에밀리아 비욘(83)이 열과 근육통,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사흘 후부터 병원에서의 소식이 끊겼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것으로 여기고 시신을 찾아 과야킬의 시신 안치소와 시신 보관 냉동 컨테이너를 뒤졌다.
라미레스는 AFP에 "사촌 한 명이 컨테이너에 들어갔다가 거의 실성한 상태로 나왔다. 그 안에 시신이 너무 많았다"고 전했다.
최근 가족들이 과야킬 법원에 붙은 미확인 시신들의 사진 중에 할머니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4개월에 걸친 고통스러운 시신 찾기 여정은 끝이 났다.
라미레스 가족은 당국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또다른 희생자 유족 파트리시아 살게로도 지난 4월 숨진 언니의 시신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병원은 처음에 언니가 코로나19로 숨진 것일 수 있어 당국이 직접 매장해야 한다며 시신 인계를 거부했고,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시신은 한참 후 경찰 시신 안치소에서 발견됐다.
살게로는 뒤늦은 장례를 위해 당국의 매장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과야킬 옴부즈맨실의 사이다 로비라는 AFP에 당국의 잘못으로 존엄성이 손상됐다며, 시신을 잃었던 유족들에게 보건부가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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