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희 교수 "한일, 정치·경제 분리, 실사구시 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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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9 15:33  

박철희 교수 "한일, 정치·경제 분리, 실사구시 추구해야"

박철희 교수 "한일, 정치·경제 분리, 실사구시 추구해야"
도쿄신문 기고…"양쪽 모두 역사 인식 균형감 잃은 상태"
"민족주의의 유혹은 악마 같은 성질이 강하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관계로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한일 양국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일관계 전문가로 일본 매체에 자주 인용되는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9일 자 도쿄신문 기고문에서 "정부 간의 알력으로 양국 기업활동에 리스크(위험)가 커진 것이 사실이지만 기업끼리의 협력 태세와 신뢰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정치"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일 양국의 외교공관과 민간항공사가 협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이 묶였던 제3국에서 자국민을 귀국시킨 사례를 들면서 온갖 역경에서도 한일 외교공관과 민간기업은 변함없이 협력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문제는 정치 쪽"이라며 정치의 불필요한 경제 관여와 여론과 일부 사람의 목소리에 휘둘리는 양국 상황이 관계 개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정치가 한일 경제계의 협력을 장려하기는커녕 거꾸로 양국 기업의 상호의존 관계를 멋대로 무기로 삼아 경제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상황을 "(양국의) 정치가 경제활동에 훼방을 놓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경분리가 항상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양쪽을 무리하게 엮는 것도 결코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라며 "경제협력은 민간기업에 맡기는 쪽이 한층 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지속해온 한일의 양국 관계는 2018년 10월 한국대법원의 징용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역사 인식이 가미된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놓고 심각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급속히 악화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은 급기야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 등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 정부는 이에 맞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하는 등 양국 간 '경제전쟁'으로 비화했다.
박 교수는 이 문제를 배경에 두고 쓴 이 기고문에서 "한일 정치의 흐름이 변해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목소리가 과하게 대변되고 있는 것도 양국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좌파민족주의나 일본의 우파민족주의는 폐쇄적 성격이 꽤 있다"며 "한국의 반일(反日)도, 일본의 혐한(嫌韓)도 글로벌화 흐름과는 동떨어진 국수주의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자국의 자존을 위해 상대국을 경멸하는 경향이 있는 상황에서 정치가 그런 목소리에서 벗어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며 "민족주의의 유혹은 악마 같은 성질이 강하다"고 일갈했다.
박 교수는 "한일 양국의 민족주의자들은 자국 중심 역사관에 얽매여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자기 편의에 맞는 것만을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자는 과거를 부정·왜곡·미화하고, 한국의 역사 수정주의자는 과거의 피해만 부각해 일본 비판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양쪽은 모두 역사 인식에서 균형감을 잃은 상태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결론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입장을 주시하면서 역지사지 자세로 양쪽에 득이 되는 것은 가능한 한 내버려 두지 않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역사를 편견 없이 직시하면서 미래 협력을 위한 대화를 통해 글로벌한 차원의 협력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에 한층 힘써야 할 것"이라며 정치에 방해받지 않고 휘둘리지 않으면서 양국 경제가 자연스럽게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맺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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