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서양 자기 이상 과거에도 존재…"자기역전 임박 신호 아냐"

입력 2020-07-21 16:18  

남대서양 자기 이상 과거에도 존재…"자기역전 임박 신호 아냐"
세인트헬레나섬 800만~1천100만년 전 화성암 자기기록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대서양 남부에는 자기장 세기가 같은 위도의 다른 지역보다 크게 줄어드는 곳이 있다. '남대서양 자기 이상대'(South Atlantic Anomaly Zone)로 불리는 이곳은 지구 자기장 약화의 시작이나 자기 역전 임박을 나타내는 신호라는 해석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런 자기장 약화가 지금만의 문제가 아니라 800만~1천100만년 전에도 존재했던 반복되는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물리학 박사과정 연구원 야엘 엥그버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남대서양 자기이상대 해역 한가운데 있는 세인트 헬레나 섬의 화성암에서 찾아낸 지구 자기장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화성암들은 세인트 헬레나섬을 구성하는 두 개의 순상화산이 800만~1천100만년 전에 34차례에 걸쳐 폭발할 때 생선된 것이다.
화성암 중에서도 미세한 입자로 된 현무암은 용암이 식을 당시 자기장 방향을 기록하고 있는데 연구팀은 46개 현무암 흐름에서 225개 코어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자기장 방향이 지금처럼 북극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때가 종종 있었던 점을 확인했다.
이는 자기장이 약화하는 이상 현상이 과거에도 되풀이해 발생해 왔으며, 이런 이상 현상이 자기역전이 임박했다는 점을 나타낼 가능성도 낮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지구의 자기장은 나침판을 통해 지리적 방향을 제시해주고 태양풍을 타고 날아오는 고에너지를 가진 하전 입자로부터 지구 대기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대서양 자기이상대처럼 자기장이 약한 곳에서는 우주의 유해 복사로부터 보호 기능이 떨어지며 위성의 기능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구 자기장은 세기나 방향이 항상 안정적이지는 않으며 북자극과 남자극의 위치가 서로 바뀌는 자기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자기역전 주기는 일정하지 않으며 자기역전이 일어나면 자기장이 크게 약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엥그버스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남대서양 자기 이상대에서 처음으로 수백만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자기장 변화를 장기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남대서양 자기 이상이 일회성이 아니며 지금과 비슷한 이상 현상이 800만~1천만년 전에도 존재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가 지구 맨틀 가장 밑부분과 핵의 외층 간 비정상적인 지진적 특성과 남대서양 자기이상대의 상관관계를 암시하는 이전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지자기장과 지구 내부의 특성을 직접 연결 짓는 쪽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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