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기이한' 인질극 종료…대통령 협상후 인질 모두 풀려나(종합)

입력 2020-07-22 07:07   수정 2020-07-22 12:05

우크라 '기이한' 인질극 종료…대통령 협상후 인질 모두 풀려나(종합)
범인, 대통령에 동물학대 다룬 영화 보라는 글 페북에 올려라 요구
12시간만에 항복해 체포…강도 등으로 10년 복역한 정신이상자
판사·검사 등에 "합법적 테러범이라 자인하라" 요구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에서 21일(현지시간) 벌어진 버스 인질극이 12시간 만에 인질 희생 없이 종료됐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우크라이나 서부 볼린주(州) 도시 루츠크에서 13명의 승객이 탄 버스를 탈취해 인질극을 벌이던 40대 남성이 스스로 항복해 체포됐다.
현지 TV 방송이 생중계한 현장 화면에 따르면 12시간의 인질극이 이어지던 이날 저녁 인질이 버스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곧바로 밖에서 진을 치고 있던 보안요원들이 달려가 그를 제압했다.
동시에 버스 주변에선 폭발음이 들렸고 진압요원들이 버스 안으로 진입해 들어감과 동시에 인질들이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이후 보안당국은 "범인이 항복해 체포됐다. 모든 인질은 석방됐다"고 밝혔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도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풀려난 인질들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전했다.
아바코프는 "인질범은 정신 이상 증세가 있는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그가 주장한 것과는 달리 시내 다른 곳에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른 도시에 있던 공범 1명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압 작전 1시간 전쯤 3명의 인질이 먼저 풀려났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인질범과 통화하고 난 뒤 3명의 인질이 풀려났다면서, 대통령이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협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질범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난 2005년 나온, 인간들의 동물 학대를 다룬 미국 영화 '지구생명체'를 보라는 글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라고 요구했고 젤렌스키는 실제로 이 같은 요구를 들어줬다.
앞서 이날 아침 루츠크에서 자신을 막심 플로호이라고 소개한 남성이 승객들이 탄 노선버스를 탈취했다.
수류탄과 총 등으로 무장한 인질범은 승객들을 인질로 붙잡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버스에 폭탄을 설치했다. 시내 다른 지점에도 폭탄이 설치돼 있다. 여차하면 모두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인질범은 경찰과의 협상에서 뚜렷한 요구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선 사법부, 정부 기관, 검찰, 의회, 교회 수장들이 모두 스스로 합법적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인정하는 글을 유튜브에 올리라고 요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는 "24명의 입에서 나온 진실이 수백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두 폭사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범인은 진압 요원들이 버스로 접근하면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여러 차례 경찰을 향해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기도 했으나 수류탄은 불발됐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보안당국은 인질극이 벌어지는 주변 지역을 봉쇄하고 범인과 장시간 협상을 벌였다.
현지 경찰은 인질범이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 태생의 막심 크리보슈라고 전하면서 그가 막심 플로호이란 가명을 쓴다고 소개했다.
크리보슈는 강도·사기·갈취 등의 범죄로 두 차례에 걸쳐 약 10년 동안 복역한 바 있으며, 복역 중 국가의 범죄에 대해 논하는 '범죄자의 철학'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또 강제로 정신병원 치료를 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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