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D-1년 회의론 확산…"취소시 아베 조기퇴진 관측도"

입력 2020-07-23 09:56   수정 2020-07-24 14:19

도쿄올림픽 D-1년 회의론 확산…"취소시 아베 조기퇴진 관측도"
취소되면 올림픽특수 사라지고 막대한 재정부담…정국에 큰 변수
올해 가을∼내년 초 판가름 가능성…아베, 취소 우려 불식 '안간힘'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 차례 연기된 도쿄 올림픽 개막일이 23일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회가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림픽 개최 여부는 일본 정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가 수습되지 않아 대회를 취소할 경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도 사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 1년 연기했지만…"취소 또는 재연기해야"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1년 정도 연기하기로 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의 합의에 따라 내년 7월 23일 개막식을 여는 것을 골자로 한 상세 일정을 최근 IOC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는 올림픽 연기에 따라 새로운 일정을 잡은 것일 뿐 개최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고 있어 계획대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지 일본 안팎에서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NHK가 최근 실시한 일본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예정대로 내년 7월에 올림픽을 하자는 의견이 26%에 그쳤고 66%는 취소하거나 재연기하자고 반응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2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선수는 다음 대회가 언제 실시될지도 모른 채 어떻게 연습하고 최고의 기량을 유지할 것인지도 모른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객을 줄이는 것에 관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누구도 무 관객은 원하지 않지만 안전한 환경에서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대응하겠다"며 무관중 대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23일 "최후까지 개최를 포기하지 말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개최국인 우리가 우선 '반드시 개최한다'는 자세를 세계에 보여줄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드시 개최하도록 노력하자는 취지이지만 그만큼 올림픽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하는 상황이다.

◇ 최종 판단 주목…올해 가을∼내년 초 예상
올림픽 개최 여부에 관한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조직위가 발표한 일정표에 의하면 올해 9∼12월 방역 대책이나 대회 간소화와 관련한 세부 계획을 검토하고 내년 1∼3월에 방역 대책을 이행을 준비하며 문제가 없는지 검증한다.
호주 출신인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은 올해 10월이 개최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5월 밝힌 바 있다.
그때까지 3개월 정도를 남긴 현 상황에서 일본의 확진자는 코로나19 감염 사태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1천500만명을 넘는 등 전망이 매우 어둡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개최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언제 내려질지 관계자들 사이에 결정되지 않았으나 방역 대책이 공표되는 연말에 대회 개최 여부에 관한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산케이는 대표선발이나 선수들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초에 연습 환경이 갖춰졌는지가 대회 성사를 결정하는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 정국에 중대 변수…취소 시 아베 사임 가능성
도쿄 올림픽 성사 여부는 일본 정국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 대회가 실현되면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유치하고 개최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내년 9월 임기 만료와 더불어 정계를 은퇴하거나 임기 연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급 전범 용의자였으나 기소를 면한 후 총리를 지낸 아베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는 재임 중에 1964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으나 개최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반면 코로나19가 수습되지 않아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는 경우 아베 총리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전망이다.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며 경기장 건설 등에 투입한 비용으로 막대한 재정부담까지 짊어지게 될 전망이다.
정권을 지탱해 온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휘청거리고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애초에 2년 연기를 제안했으나 아베 총리가 임기 중 개최를 염두에 두고 1년 연기하는 방안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올림픽이 취소되는 경우 아베 총리가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를 기다리지 않고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2일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외국인 선수의 입국을 인정하는 조건에 관해 검토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를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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