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 관광' 시작한 두바이…"손님 절반도 안돼"

입력 2020-07-27 08:00   수정 2020-07-27 08:36

[르포] '마스크 관광' 시작한 두바이…"손님 절반도 안돼"
두바이행 여객기 탑승전, 공항 도착 뒤 코로나19 검사
쇼핑몰 할인 행사에도 '코로나19 한파' 여전


(테헤란·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의 '관광 1번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이달 7일부터 외국 관광객에 다시 문을 열었다.
3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선 운항과 관광객 입국을 중단한 지 석 달 반만이다.

UAE의 수도 아부다비와 달리 석유 자원이 거의 나지 않아 물류와 부동산, 관광과 같은 산업으로 경제를 지탱해야 하는 두바이로서는 봉쇄를 더는 유지할 수 없었을 테다.
외국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는 대신 촘촘한 방역망을 마련했다.
두바이 정부가 소유한 에미레이트항공은 모든 승객에게 여객기 탑승 전 최대 96시간 이내에 발급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20일 출발하는 두바이행 여객기를 타기 위해 에미레이트항공이 지정한 테헤란 시내의 병원에서 18일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약 30시간 뒤인 19일 오후 음성 확인서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여객기 출발 시각 96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음성 판정이 확인돼야 비로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므로 출발 하루 전날 밤에서야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었다.
음성 확인서는 96시간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매진이나 취소로 이 시한 안에 항공권을 구할 수 없다면 다시 검사받아야 한다.
그 며칠 새 코로나19에 감염되기라도 하면 아예 비행기를 탈 수 없는 처지가 돼 예정된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취소하는 낭패를 겪어야 한다.
인간사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지만 '예측 불가성', '불확정성'이 코로나19로 한층 더 커진 셈이다.
20일 오후 두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이란에서 온 승객은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두바이 정부는 미국, 이란, 이라크, 러시아 등 코로나19가 심각한 29개국발 입국자는 탑승 시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고 두바이 도착 직후 공항에서 재검사하도록 했다.
두바이 공항에서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12시간 뒤에 휴대전화로 통보됐다.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마침내 '관광객'으로서 두바이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다. 단 마스크는 반드시 써야 한다.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 지 2주가 지났지만 두바이 시내는 매우 한적했다.
23일 저녁에 들렀던 쇼핑몰 '아웃렛 빌리지'의 의류 판매장 디젤의 점원은 "모든 가게가 50% 이상 할인 행사를 하지만 보다시피 손님은 거의 없다"라며 "'코로나 불황'이 상당히 오래 갈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실내 스키장으로 유명한 '몰 오브 에미리트' 역시 다르지 않았다. 굳이 쇼핑몰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텅 빈 주차장에서부터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대형 마트인 카르푸 부근만 장을 보러 온 주민으로 붐비는 정도였다.
이 쇼핑몰에서 인기있는 식당인 딘타이펑의 매니저는 "평소엔 대기 명단이 20명씩 있었는데 지금은 전체 테이블의 30% 정도만 찬다"라며 "그마저도 혼자 식사하는 손님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업을 석 달 정도 하지 못하면서 종업원도 많이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라며 "과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걱정했다.
이 식당은 투명 플라스틱으로 테이블을 분리해 마치 독서실 같은 풍경이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식사하는 이들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24일 금요일 낮 두바이의 명소인 '두바이몰' 아쿠아리움과 세계 최고 빌딩 부르즈칼리파 앞도 주말 휴일인데도 썰렁했다.
두바이몰의 거의 모든 매장이 반값 할인을 알리는 광고판으로 호객하려 했지만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의류 판매장 리버아일랜드의 점원은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손님이 절반도 안된다"라며 "아직은 외국에서 두바이로 관광객이 많이 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매장 넓이에 따라 정해진 입장 최대 인원수를 알리는 스티커가 매장 쇼윈도마다 붙었고 쇼핑몰 곳곳에서 '2m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를 알리는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쇼핑몰 매장 위치를 안내하는 키오스크의 터치스크린은 작동하지 않았다. 대신 화면에 나온 QR코드를 찍으면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바이몰 야외 분수쇼를 보려면 사방 2m 간격의 정방형으로 바닥에 띄엄띄엄 붙은 스티커 위에 한 사람씩 바둑알처럼 서야 했다.
두바이의 7월은 낮 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올라가는 '한증막'이지만 코로나19 한파의 위세는 여전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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