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한국 결혼이주여성 조명 "폭력문제 심각…차별로 신음"

입력 2020-08-03 17:14   수정 2020-08-04 19:56

CNN, 한국 결혼이주여성 조명 "폭력문제 심각…차별로 신음"
"이주여성들 인종·성 등 다층적 차별에 놓여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CNN방송이 한국 내 결혼이주여성 문제를 집중 조명하면서 가정폭력과 차별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이들 결혼이주여성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민제도와 사회에 만연한 인종 및 성 차별로 신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CNN은 "외국인 여성과 한국인 남성을 이어주는 서비스는 한국에서 장려될 뿐 아니라 일부 지역 당국으로부터 보조금까지 받는다"면서도 "많은 외국인 신부가 남편의 차별과 폭력 앞에 노출되고 심지어 살해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 5월 기준으로 전국에 등록된 국제결혼중개업체는 38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사례가 많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결혼이주여성 920명 중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2.1%에 달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이주 여성에게 불리한 이민제도가 있다.
CNN은 결혼이주여성이 비자 연장 등을 받으려면 5년마다 한국인 배우자의 신원보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주민센터 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CNN에 "외국인 아내가 별거를 요구하면 남편이 신원보증을 철회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정폭력으로 이혼할 경우에도 귀책 사유가 배우자에 있다는 점을 외국인 여성이 입증하지 못하면 체류자격이 연장되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여성들은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어도 감내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 같은 보도내용에 대해 법무부는 "결혼이민자에 대한 신원보증 제도를 2011년에 폐지했다"며 "결혼이민자는 입국 후 외국인등록, 체류기간 연장 시 한국인 배우자의 신원보증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피해 외국인의 국내 체류를 지원하기 위해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했으며, 피해 외국인은 권리구제 절차가 종료될 까지 안정적으로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인종 및 성차별도 결혼이주여성을 옥죄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성격차지수(GGI·Gender Gap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53개국 중 108위에 머물렀다.
CNN은 "지난 몇 년간 연예인, 정치인, 스포츠 지도자들의 성범죄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며 뿌리 깊은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성찰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 여성들은 여기에 외국인을 향한 차별에도 시달린다.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CNN에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인종차별의 희생자라며 종종 서방에 대한 열등감을 드러내면서도 "한국보다 경제 상황이 나쁜 나라 국민에게는 우월감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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