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OECD의 긍정적인 한국경제 평가…반갑지만 긴장 풀 때 아니다

입력 2020-08-11 16:09  

[연합시론] OECD의 긍정적인 한국경제 평가…반갑지만 긴장 풀 때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1일 발표한 '2020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개월 만에 -1.2%에서 -0.8%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하반기에 재유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성장 예측으로 37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OECD는 지난 6월 경제 전망 이후 4개국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한다. 6월 예측 기준으로 각각 2, 3위인 터키(-4.8%)와 호주(-5.0%)는 물론 선진 경제권인 일본(-6.0), 독일(-6.6%), 미국(-7.3%), 영국(-11.5%) 등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OECD는 우리나라가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장 성공적으로 억제한 국가 중 하나로, 봉쇄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경제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칭찬했다. 우리나라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 대응과 양호한 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재정 확장도 높이 평가했다. OECD는 오는 2025년까지 114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으로 친환경적이고 포용적인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가 전대미문의 침체를 맞은 가운데 우리의 속도감 있는 위기 극복 노력이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가 이번 위기를 잘 견뎌내고 국가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글로벌 선도형 경제가 장밋빛 목표만은 아닐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우리 경제는 1분기에 -1.3%에서 2분기엔 -3.3%로 추락 폭이 확대됐다. 하반기엔 반등이 예상되지만 통제되지 않는 글로벌 팬데믹,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격화 등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 평균은 -0.4%이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한 국내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치는 -0.9%이다. 방역 당국의 코로나 통제에 힘입어 소비와 투자는 호전되고 있으나 수출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수출 침체는 제조업에 직격탄을 가해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다. 실업자(6월 기준)는 122만8천명으로 1999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많고, 실업급여 지급액은 7월까지 6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 코로나 발 민생 위기는 현재진행형이고, 역대 최장 장마로 전국에 물난리가 나면서 경제 부담은 가중됐다.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국이다.

우리 경제가 당면한 난관을 뚫고 회복을 앞당기면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OECD의 정책 권고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OECD는 장기적인 재정 운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되 추가 여력은 5G와 인공지능 등 디지털 부문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증세 등을 통해 중장기적 건전성에 신경을 쓰면서 성장률을 높이는 쪽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민생 구제를 위해 확장 재정이 불가피했지만, 상반기 재정적자는 110조5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세수는 23조원이나 감소했다. 재정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을 미룰 수 없다. OECD는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채의 높은 증가율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비정규직·플랫폼 노동자 등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절대빈곤 고령층을 중심으로 기초연금을 추가 인상할 것도 권고했는데 이는 정부의 포용 정책 속에 이미 포함돼 있지만, 코로나 사태의 고통을 가장 크게 받는 계층 보호에 좀 더 면밀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규제 완화를 위한 규제샌드박스 활용과 진료의 질 확보를 전제로 비대면 의료 활성화도 주문했다. 한국판 뉴딜의 중추인 디지털 뉴딜의 성공을 위해 규제 혁신은 필수적이다. 의사들은 반대하지만, 비대면 의료 역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도도한 글로벌 흐름이어서 우리나라만 낙오할 수 없다. OECD 권고의 이행은 결국 정부의 정책 의지에 달렸다.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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