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대비하는 자산시장…금투자 매력엔 전문가도 '이견'

입력 2020-08-16 06:10  

물가상승 대비하는 자산시장…금투자 매력엔 전문가도 '이견'
금융시장 기대인플레이션 1년만에 최고…통화확장정책 영향
"돈 풀리는 한 금값 강세 지속" vs "금보단 주식 매력도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주요국 중앙은행의 제한 없는 돈 풀기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국제 금값이 크게 오르는 등 자산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금 투자가 현 상황에서 유효한지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반영하는 손익분기물가(BEI·10년 만기 국채 기준)는 지난 13일 현재 0.805%포인트로, 지난해 8월 초(0.814%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손익분기물가란 만기가 서로 같은 명목 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수익률 차이로, 시장이 평가하는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반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손익분기물가는 지난 5월 0.189%포인트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신속히 회복하면서 이제는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이전 수준보다 더 올라선 상황이 됐다.

아직 절대 수준은 낮지만 실제 물가상승률도 반등 추세다.
코로나19 여파로 5월 마이너스(-0.3%)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보합(0.0%)에 이어 7월 전년 동기 대비 0.3%로 상승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7% 올라 3월 수준을 회복했다.
이 같은 기대 인플레이션 및 물가지표 상승은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 13일 7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6%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0.3%를 훌쩍 넘는 수준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 정책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이끄는 주요 동인이라고 평가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회견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을 넘어서더라도 어느 정도 이를 용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리는 낮은데 인플레이션 기대 수준은 높아지다 보니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 인플레이션)는 주요국에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는 자산시장 투자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이자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을 따라갈 수 없으니 금·은 등 실물자산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금값은 최근 몇 달 새 급등하며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천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최근 미 달러화 약세, 미국 금리 하락, 금 가격 상승은 궁극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며 "이들 가격 변수의 현 움직임이 지속한다면 결국 인플레이션 투자 자산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은과 같은 귀금속 등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의 투자 매력이 앞으로도 이어질지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지난주 국제 금값이 지난 11일 하루 동안 4.6% 급락해 다시 온스당 1,90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금 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하락률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값 급락에 배경에 대해 "장기 금·은 가격의 '피크아웃'(꼭지점 통과)이라기 보다 지난 3개월, 특히 최근 한 달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 해소를 위한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이라며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자산인 금·은의 강세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반면 현시점에선 금 투자의 매력이 감소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값 변동과 반비례 관계를 갖는 선진국 실질금리가 앞으로 지속해서 떨어질 여지는 적다고 보는 관점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주 금값 하락에 대해 "선진국의 명목금리 및 실질금리가 반등하면서 금·은 가격이 한 차례 급반락한 것"이라며 "금리의 기조적인 상승은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지만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많이 줄다 보니 자산 배분 상 채권이나 금보다는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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