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리듬에 맞춰 100광년 밖서 감마선 방출 가스구름 확인

입력 2020-08-18 16:01  

블랙홀 리듬에 맞춰 100광년 밖서 감마선 방출 가스구름 확인
미니 퀘이사 SS433 10년치 관측자료 분석…작동 원리는 규명 못 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1만5천 광년 떨어진 독수리자리의 가스 구름이 인근 블랙홀과 연결돼 심장 박동처럼 감마선을 방출하는 것이 관측됐다.
독일 전자·싱크로트론 연구소(DESY)의 리지안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초대질량블랙홀이 강한 제트를 분출하는 '활동은하핵'(퀘이사)의 축소판인 이른바 '미니 퀘이사' SS433를 관측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
SS433은 태양 질량 10~20배에 달하는 블랙홀과 태양의 30배가 넘는 질량을 가진 항성이 짝을 이뤄 서로를 13일 주기로 돌고 있으며, 블랙홀이 항성의 물질을 정기적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연구팀은 문제의 가스구름이 블랙홀에서 약 100광년 떨어져 있지만, 서로 연결돼 블랙홀이 항성 물질을 빨아들이는 리듬에 맞춰 감마선을 방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리 박사는 "항성 물질이 욕조의 배수구 주변을 휘돌며 빠져나가는 물처럼 블랙홀 주변에 형성된 강착원반에 축적됐다가 블랙홀로 빨려든다"면서 "그러나 일부 물질은 블랙홀로 빨려들지 않고 원반 아래위 양방향으로 고속 분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태양 수백만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이 수만광년 밖으로 물질을 고속으로 분출하는 것과 규모만 다를 뿐 유사하다. SS433을 미니 퀘이사로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구팀은 SS433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위성망원경이 관측한 10년치 자료를 들여다봤다. 블랙홀의 강착 원반에서 분출되는 강력한 제트는 X선과 함께 감마선을 분출하는데 이를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블랙홀의 강착 원반이 궤도면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고 테이블 위에서 비스듬히 도는 팽이처럼 세차(歲差)운동을 하면서 원반 아래위의 제트가 일직선이 아닌 나선형 형태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페르미 관측 자료에서는 세차 주기가 완성되는데 162일이 걸렸다.
연구팀은 또 눈에 잘 안 띄는 가스구름에서 나오는 감마선(페르미 J1913+0515)이 멀리 떨어진 미니 퀘이사에서 나오는 신호와 강력히 일치하는 것도 밝혀냈다.
리 박사는 "제트가 일직선이 아닌데도 타이밍을 통해 약 100광년 떨어진 미니 퀘이사와 확실한 연관성을 찾아낸 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랙홀이 가스구름의 감마선 방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규명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소용돌이치는 제트 끝에서 형성된 수소 원자의 핵에서 나온 양성자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미니 퀘이사와 가스구름을 연결하고, 가스구름과 충돌한 양성자가 감마선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초기 연구결과를 넘어 SS433의 감마선 박동 현상을 정확히 규명하려면 추가 관측과 이론 정립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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