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검진 독 병원, 독극물 성분 중독징후 발표…러 반박(종합2보)

입력 2020-08-25 03:31   수정 2020-08-25 17:57

나발니 검진 독 병원, 독극물 성분 중독징후 발표…러 반박(종합2보)
전문가 "관련 성분, 노비촉에도 사용"…의료진 "혼수상태로 생명 지장없어"
메르켈, 러시아에 철저한 조사 요구…베를린 병원 주변 경찰 배치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러시아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뒤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와 살충제에 사용되는 성분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발니가 입원 중인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24일(현지시간) 검진 결과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의한 중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가수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제제로, 신경작용제와 살충제를 포함한 다양한 약품에 사용된다.
콜린에스트라아제가 신경작용제로 사용될 경우 신경계에서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높여 호흡근육의 마비를 유발하거나 심장박동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는 알츠하이머 치료에도 사용되는데, 구토와 행동 불안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벨기에의 화학무기 전문가 장-파스칼 잔더스는 슈피겔온라인에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가 사용됐다면 어떤 신경독이 사용된 것"이라며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가 노비촉뿐만 아니라 사린가스, VX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고 말했다.
노비촉은 지난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에 대한 독극물 살해 시도에 사용됐다. 당시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정보기관을 배후로 지목했다.
다만, 샤리테병원은 나발니가 노출된 구체적인 물질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샤리테병원은 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나발니가 여전히 혼수상태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샤리테병원의 발표 후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투명하게 조사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러시아 측에 요구했다.
이에 러시아 보건당국은 나발니를 치료한 러시아 옴스크 구급병원의 검사 결과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를 비롯한 광범위한 독성 물질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나타냈다며 반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독일 의료진과 달리 러시아에서 나발니를 치료한 옴스크 구급병원 의료진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혈당저하에 따른 대사장애로 진단했다고 지난 21일 밝힌 바 있다.
현재 샤리테병원에는 나발니의 신변 보호를 위해 독일 연방정부 요원들과 경찰이 배치된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 '시네마평화재단'이 보낸 항공편으로 지난 22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샤리테병원은 베를린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으로 2018년 나발니와 마찬가지로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으로 쓰러진 러시아의 반체제 록그룹 리더 표트르 베르질로프도 치료한 바 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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