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공동묘지에 침입해 무덤을 파헤치는 야생곰들 탓에 몸살을 앓고 있는 러시아 극동의 주민들이 지역 정부에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6일 현지 매체인 '아르구멘티 이 팍티'(논증과사실) 등에 따르면 캄차카주(州) 주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에서 북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옐리좁스키 지역의 한 공동묘지에는 2018년부터 야생곰들이 출몰해 묘지 내 무덤을 파헤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해 7월부터 시작된 곰들의 습격으로 많은 무덤이 파헤쳐졌다고 당시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야생곰들이 직접적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없었지만, 묘지 방문객들과 관리자들은 갑자기 나타나는 곰들이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논란이 일자 공동묘지 관리자들은 공동묘지 주변에 전기 울타리까지 설치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자 현지 주민들은 야생곰들이 묘지 주변에 원천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담을 세워달라고 최근 공동묘지의 관리 책임이 있는 시 정부에 요구했다고 아르구멘티 이 팍티는 전했다.
극동에서 야생곰이 공동묘지 묘를 파헤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지난해 8월 극동 하바롭스크주 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 관내 시립 공동묘지에서는 야생곰이 묘를 파헤치고 시신까지 훔쳐 달아났다가 출동한 경찰에 사살되는 일도 있었다.
야생곰들이 묘지에 출몰해 시신을 파헤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자연환경이 변화하면서 먹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야생곰들의 상황과 연결 짓고 있다.
망자를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준비해왔다가 묘지 주변에 남겨둔 음식의 냄새를 맡은 야생곰들이 공동묘지로 모여들어 묘지 주변을 파헤친다는 얘기다.
현재 극동 캄차카반도에는 2만 마리에 달하는 야생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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