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중국이 동물 반입 제한하자 '홍콩 우회' 과정서 사고난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해안가에서 반려동물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당국은 밀수조직이 해안 경찰에 쫓기자 증거인멸을 위해 동물들을 바다에 버리고 도망간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30분(현지시간) 홍콩 라마섬 해안가에는 고양이 12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이 고양이들은 2개의 우리에 갇혀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또 지난 26일에는 홍콩섬 남쪽 스티븐 해안가에서 개 사체 3구가 발견됐다.
이틀 사이 개와 고양이 사체 15구가 발견된 것이다.
SCMP는 이 두 사건이 지난 21일 홍콩 경찰과 세관 당국이 합동으로 펼친 밀수 단속 작전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해당 작전에서 당국은 3천700만 홍콩달러(약 56억 5천만원)어치의 밀수품과 함께 12마리의 또 다른 개들을 압수했다. 발견된 개들은 푸들과 래브라도 종으로, 인식 칩이 몸에 심어져 있었다.
당국은 이 개들이 중국 본토에 있는 주인에게 이송되는 중이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번 주 홍콩 경찰에는 반려동물의 행방을 묻는 전화가 잇달았다.
전화를 건 이들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지에서 키우던 반려동물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해외에서 유학하거나 일을 하다 귀국한 중국 본토인들도 포함돼 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동물 반입 규정을 엄격히 하자, 중국으로 돌아가는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의 '귀국'은 홍콩을 경유한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문제는 그 우회로가 대부분 해상을 통한 '밀수'의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번에 붙잡힌 밀수조직은 애완동물과 함께 전자제품, 전복, 화장품 등을 중국으로 운반하다 당국이 급습하자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서 배에 싣고 있던 동물들도 바다에 내다 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밝혔다.
호주 유학을 마치고 최근 중국으로 귀국한 한 반려견 주인은 위챗을 통해 알게된 업체에 자신의 세살짜리 푸들의 운송을 맡겼지만 현재 푸들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그는 반려견이 지난 19일 홍콩에 도착했다는 안내를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업체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발견된 동물의 사체에 인식 칩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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