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연설에 긴장한 멜라니아…이방카에 '1초 미소' 이유도 '긴장'
바이든, 후보수락 때 얼굴에 일그러짐…"나이 아닌 무의식적 긴장 탓"
FBI 수사관 출신 보디랭귀지 전문가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긴장을 너무 풀어 대통령답지 않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평생을 기다린 순간을 맞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25년간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이었던 작가 조 내버로가 2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 보디랭귀지 분석 결과다.
그는 '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라는 책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보디랭귀지 전문가다.
내버로는 음 소거 후 보디랭귀지에 집중해 연설 영상을 본 뒤 연사의 보디랭귀지가 실제 연설내용과 일치하는지 비교했다.
◇ 연설대에 기댄 트럼프…"연단이 편한 듯, 대통령답진 않아"
내버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면서 보인 몸짓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연설대에 몸을 기댄 것'을 꼽았다.
그는 "(연설대에 기대는 자세는) 대중연설에서는 보기 어렵고 대학교수가 수업할 때나 취한다"면서 "(연단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편한 공간임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깨 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대를 잡는 수준이 아니라 몸무게를 연설대에 싣는다"면서 "통상 대통령은 이 정도로 긴장을 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내버로는 "기본적으로 관객은 대통령에게 '경건한 백악관의 최고위자'다운 비언어적 표현을 보길 원한다"면서 "연설대에 기댄 모습은 관객을 거슬리게 하고 '매우 대통령답지 않다'고 느끼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선 "대중연설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연설 중 가장 눈에 띄었다"고 내버로는 밝혔다.

또 멜라니아 여사 얼굴과 목에서 다소의 불안과 부담이 전해졌다며 "그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겐 그가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멜라니아 여사가 연설을 마친 뒤 자신에게 인사하는 의붓딸 이방카 트럼프에게 미소를 보였다가 고개를 돌린 뒤 바로 굳은 표정을 지은 이유도 '긴장'에서 찾았다. 이 순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갖가지 해석을 불렀다.
내버로는 "이럴 땐 가장 단순한 해석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카메라에 잡힌 모습은 분명 이상하지만, 결국은 멜라니아 여사가 군중 앞에서 연설할 때보단 남편과 보좌진과 함께 서 있을 때 훨씬 편안하고 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후보수락 때 목소리 갈라진 바이든…"평생 준비한 순간, 무의식적 긴장"
바이든 후보에 대해 내버로는 "후보직을 수락하는 찰나, 친근하고 큰 미소에도 얼굴에 작은 일그러짐이 나타나 긴장했음이 드러냈다"면서 "목소리도 조금 갈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후보는 평생, 이 순간을 준비했을 것"이라면서 "(바이든 후보의 긴장은) 나이나 말더듬증 때문이 아니라 '감정의 폭풍'을 맞았을 때 주어지는 작은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위한 무의식적 작용"이라고 덧붙였다.
내버로는 바이든 후보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할 때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킨다고도 설명했다.
또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땐 미간을 찌푸린다고도 했다.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인종차별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을 언급할 때 등에 입꼬리 쪽 입술을 꾹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버로는 "경멸을 드러내는 보디랭귀지"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메시지를 강조하거나 축약할 때 등에 몇 가지 손짓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버로는 "(이번 전대 땐) 무대가 아닌 화상으로 연설해 손짓이 증가했지만 부자연스럽지 않았다"면서 "손짓은 미셸이 무엇을 말하든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게 하고 연설을 더 인상 깊게 만든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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