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레드라인' 경고에…터키 "우리에 도전하는 것" 반발

입력 2020-08-31 17:15  

마크롱 '레드라인' 경고에…터키 "우리에 도전하는 것" 반발
마크롱 "동지중해서 터키에 강경 대응…레드 라인 정책"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동지중해 천연가스 자원을 두고 그리스·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와 대치 중인 터키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레드 라인'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터키 외무부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중해 동부에서 레드 라인을 그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터키의 단호한 입장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만약 이 지역에 레드 라인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국제법에 따라 터키와 북키프로스공화국(북키프로스)에 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프랑스의 식민주의를 언급하며 "지도에 선을 긋는 것으로 제국주의적 이해를 결정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지중해에서 터키의 행동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며 "이는 '레드 라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시리아에서도 이 같은 일을 했다"며 "우리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장으로 의심되는 곳을 공습했다"고 덧붙였다.



터키와 프랑스는 지중해 동부에서 대립 중이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 유역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동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는 프랑스 토털(TOTAL)·이탈리아 이엔아이(ENI) 등 외국의 에너지 기업과 함께 키프로스 섬 연안 석유·천연가스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키프로스 섬 북단의 북키프로스를 사실상 보호국으로 두고 있는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키프로스 연안 천연자원에 권리가 있다며 자국의 시추선을 투입했다.
국제법으로는 그리스계 주민이 대다수인 키프로스만 정식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친(親) 터키계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를 인정하고 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다.
터키가 시추선 오루츠 레이스와 함께 자국의 군함을 키프로스 해역에 투입하자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는 동지중해에서 해·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프랑스는 공격헬기를 탑재한 강습상륙함 토네르와 라팔 전투기를 훈련에 참여시키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대해 "비례적 조치였다"며 "우리가 아르마다(무적함대)를 보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터키 외무부는 "터키는 아르마다를 배치해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려는 자는 누구든 단념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 반박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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