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야권인사 실종 논란…"우크라 도주" vs "강제 출국"(종합2보)

입력 2020-09-09 01:03  

벨라루스 야권인사 실종 논란…"우크라 도주" vs "강제 출국"(종합2보)
벨라루스 당국 "실종 야권 인사 2명 우크라로 도주, 1명은 체포"
야권 "당국이 체포해 강제출국시켜, 1명은 여권 찢고 출국 거부"
루카셴코 "개헌 뒤 조기 대선 치를수도"…야권인사 "당장 재선거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야권의 대선 불복 시위로 인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에서, 실종됐던 것으로 알려진 3명의 야권 인사 가운데 2명이 우크라이나로 도주하고 1명은 국경에서 체포됐다고 현지 당국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벨라루스 보안당국이 이들을 우크라이나로 강제 출국시키려다 1명은 출국시키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벨라루스 대선 불복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3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는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모습이 목격됐고, 곧이어 조정위원회 공보서기 안톤 로드녠코프와 집행서기 이반 크라프초프 등도 연락이 두절됐다. 야권은 당국이 이들을 납치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벨라루스 국가국경위원회는 이날 로드넨코프와 크라프초프가 불법으로 벨라루스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출국했으며, 콜레스니코바는 체포됐다고 밝혔다.
위원회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로드넨코프와 크라프초프, 콜레스니코바 등이 오늘 새벽 4시께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의 차량검문소를 통해 출국을 시도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콜레스니코바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녀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다 출입국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우크라이나 지국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벨라루스 보안요원들이 3명을 국경으로 데려가 강제 출국시키려 했으나 콜레스니코바가 자신의 여권을 찢어버려 출국시킬 수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로드넨코프와 크라프초프 등 벨라루스 야권인사 2명의 입국 사실을 전하면서, 이들이 강제로 출국당했으며 콜레스니코바는 스스로 강제 출국을 불가능하게 하는 행동을 해 우크라이나로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인테르팍스 통신의 보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콜레스니코바는 지난달 대선에 입후보하려다 체포된 전 은행가 빅토르 바바리코의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았다가 바바리코 수감 후 유력 여성 야권 후보였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지원해 왔다.
바바리코 진영은 이날 콜레스니코바가 체포돼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벨라루스 남부 고멜주의 병영에 억류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야권 조정위원회 공보실은 "크라프초프, 로드넨코프와 연락이 됐다"면서 "현재 이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안전하게 있다"고 전했다.
반면 티하놉스카야 진영은 티하놉스카야의 대리인 역할을 해온 코로발로바 안토니나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대선에서 26년을 장기집권해 오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시위대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저항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는 루카셴코에게 맞서 대선에 출마했다가 신변 안전 위협 때문에 리투아니아로 출국해 있는 여성 야권 후보 티하놉스카야의 제안으로 지난달 14일 창설됐다.
한편 루카셴코는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이렇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사반세기 동안 벨라루스에 봉사했다"면서 야권의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개헌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으며 그 뒤에(개헌 뒤에) 조기대선을 실시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벨라루스 야권 인사 파벨 라투슈코는 개헌 후 조기대선 가능성을 언급한 루카셴코의 발언을 믿지 않는다면서 대선은 지금 당장 실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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