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금 형평성 논란…통신비 지원 비판도(종합)

입력 2020-09-10 18:24   수정 2020-09-10 18:27

소상공인 지원금 형평성 논란…통신비 지원 비판도(종합)

(세종=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정부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291만명, 전체 소상공인의 86%에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피해를 보고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출액 기준 경계선 바로 위에 해당하면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또 집합금지업종과 집합제한업종은 매출 규모나 매출 감소 여부와 상관없이 똑같은 금액을 받는 점도 형평성 논란을 부를 대목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291만명(소상공인의 86%)에게 3조2천억원의 '새희망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 업종의 경우 코로나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한 '연매출 4천억원 이하' 소상공인 243만명에게 100만원씩 총 2조4천억원을 지급한다.
PC방, 격렬한 실내집단운동 등 전국의 고위험시설과 수도권의 학원, 독서실, 실내체육시설 등 '집합금지업종' 15만명에게는 200만원씩 3천억원을 지원한다.
수도권의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 영업시간 제한을 받은 '집합제한업종' 32만3천명에게는 150만원씩 총 5천억원을 쓴다.
다만 집합금지업종과 집합제한업종은 매출 규모와 매출 감소 여부와 무관하게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매출 규모별로 피해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신속 지급'에 방점을 찍고 피해 규모와 무관하게 같은 액수의 지원금을 일괄 지급하는 게 맞냐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이 1억원에서 1천만원으로 줄어든 경우와 5천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줄어든 경우를 똑같이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추석 전 빠른 지급을 위해 매출 급감 수준을 따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 업종의 경우 지원 대상 범주를 '연 매출액 4억원까지'로 자르면서 연 매출이 이 기준을 조금 웃도는 바람에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이들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간이과세자 중 부가가치세 납부 면제 기준금액이 연 매출액 4천만원인 점, 카드수수료 책정 때 연매출 3억원 이하를 영세가맹점으로 정해 수수료 혜택을 주는 점 등을 감안해 '4천만원' 기준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연매출 3억원 이하에 대해 영세가맹점 카드수수료 혜택을 주는데 작년 대비 금년 매출액 감소를 감안하고 좀 더 많은 소상공인을 지원하려는 취지에서 1억원을 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규 창업한 사람들의 경우 작년 부가세 신고매출액 등의 자료가 없는 만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는 증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지원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올해 개업한 소상공인의 경우는 올해 월별 카드 매출액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매출 감소 여부를 파악한 뒤 지원금을 지급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법인을 설립하거나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를 비롯해 사전 선별이 안 된 분들은 지자체를 통해 신청을 받고 소정의 확인을 거친 뒤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12개 집합금지 업종에 속해 똑같이 영업제한 조치를 적용받았는데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지원 대상에서 빠진 일부 업종의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유흥업소 전체를 지원대상으로 빼기로 방침을 정했다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유흥업소 자영업자는 국민도 아닙니까', '고위험시설에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을 유흥주점에도 지급해주십시오' 등의 제목으로 반발하는 게시글이 올라오자, 유흥업소 가운데 단란주점까지만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박영선 장관은 "일부 지자체에서 단란주점 영업을 넘어서는 유흥주점 영업도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우는 곳이 있는데 지자체 의견을 존중한다"며 "다만 정부에선 단란주점 영업까지만 지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4차 추경안에 더불어민주당 요구로 막판에 포함된 만 13세 이상 전국민(4천640만명)에 대한 통신비 2만원 일괄 지원을 두고도 경기 진작에 도움 안 되는 '선심성 대책', 선별 지급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한 '달래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정된 재원을 감안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계층과 업종을 대상으로 '핀셋 지원'하는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적자국채 발행으로 재정 건전성에 무리가 되는 상황에서 9천억원의 예산을 쓰는 데 대한 시선이 따갑다.
납세자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통신비 일괄 지급을 반대한다"며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다소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약 1조의 빚을 내는 것은 미래세대를 담보로 빚을 내는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 의견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KBS 라디오에 나와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며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리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아쉽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예산이 1조원 가까이 되는데 이 돈은 시장에 풀리는 게 아니고 고스란히 통신사에 잠기는 돈"이라며 "받는 사람도 떨떠름하고 소비 진작, 경제 효과도 전혀 없는 이런 예산을 그대로 승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굉장히 많이 확산돼 통신비 부담이 모든 계층에서 골고루 발생했고 그 피해를 전 계층에 대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피해에 대한 보전 맞춤형으로 한다는 취지에서 전 계층에 통신비를 지원한 것이므로 선심성이라 보기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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