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 하늘 절반에 펼쳐진 '마젤란 계류' 질량 수수께끼 실마리

입력 2020-09-10 16:19  

남반구 하늘 절반에 펼쳐진 '마젤란 계류' 질량 수수께끼 실마리
10분의1 밖에 설명 안 됐던 질량 원천은 은하 감쌌던 가스 '헤일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남반구 밤하늘에는 '마젤란 계류'(Magellanic Stream)라는 거대한 중성 수소가스 구름이 하늘 절반에 걸쳐 펼쳐져 있다. 우리은하 주변을 도는 왜소은하인 대마젤란은하(LMC)와 소마젤란은하(SMC)에서 시작돼 은하 남극점을 거쳐 긴 띠 모양으로 형성돼 있다.
이 마젤란 계류는 수십억년 전 대·소마젤란은하가 우리은하에 끌려와 주변을 돌기 시작하면서 은하 간에 당기고 밀어내는 힘이 작용해 마젤란은하에서 떨어져 나와 형성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이 형성 모델로는 태양 10억개가 넘는 마젤란 계류의 질량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해묵은 수수께끼가 돼온 셈인데,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학 천문 연구팀이 이를 새로운 시각에서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내놓았다.
매디슨 위스콘신대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 교수 엘레나 돈기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마젤란은하를 보호막처럼 싸고 있는 따뜻한 가스인 '헤일로'(halo)가 마젤란 계류가 가진 질량의 대부분 제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마젤란은하가 우리은하의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이를 감싸고 있던 헤일로의 일부가 길게 펼쳐지면서 마젤란 계류를 형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마젤란 계류 형성 과정을 제시해온 기존 모델이 크기나 형태 등은 대체로 설명할 수 있지만, 질량은 10분의 1 밖에 설명 못 해 시급히 규명해야 할 과제가 돼왔다면서 헤일로를 질량의 원천으로 제시한 새 모델은 질량 관계를 훌륭하게 밝혀준다고 했다.
마젤란은하는 왜소은하로 질량이 작아 헤일로를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오다 1990년대에 매디슨 위스콘신대 연구팀이 처음으로 광범위한 헤일로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은하의 헤일로를 활용한 새 형성 모델에서 마젤란 계류가 두 단계로 나눠 구축되는 것으로 제시했다.
우선 마젤란은하가 우리은하에서 아직 멀리 떨어져 있는 단계로, 대마젤란은하가 수십억년에 걸쳐 소마젤란은하로부터 가스를 떼어내 궁극적으로는 마젤란 계류 질량의 10~20%를 기여하게 된다.
이어 마젤란은하가 우리은하 주변을 돌게 된 뒤에는 은하를 감싼 헤일로의 5분의1이 떨어져 나가 마젤란 계류를 형성하고, 우리은하 중력 및 헤일로와 상호작용하면서 긴 띠 모양으로 펼쳐지게 된다.
연구팀은 새 모델이 처음으로 마젤란 계류의 질량 전체를 제대로 설명했을 뿐만 아니라 마젤란 계류가 실 모양을 갖게 된 과정이나 별이 드문 이유 등을 기존 형성 모델보다 더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젤란은하 자체가 아니라 별 없이 은하를 감싸고 있는 헤일로로 구성돼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운용하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의 천문학자로 논문 공동 저자인 앤드루 폭스 박사는 "마젤란 계류는 50년 묵은 수수께끼"라면서 "이 구름이 어디서 온 것인지 지금껏 제대로 된 설명을 갖지 못했지만 이제 그런 설명에 근접하게 돼 흥미롭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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