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직면한 트럼프…18차례 인터뷰에 녹음까지 허용 왜?

입력 2020-09-11 05:24  

부메랑 직면한 트럼프…18차례 인터뷰에 녹음까지 허용 왜?
우드워드 신간에 '곤혹'…CNN "치적 남기기 집착·설득기술 과신·우드워드 위상"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익명에 격분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바이러스 등과 관련한 자기 생각에 대한 광범위하고 가차 없는 보도에 직면하고 있다. 그 자신이 정보 제공자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발췌록 공개로 코너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인터넷 뉴스매체인 악시오스의 일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5일부터 올해 7월 21일까지 우드워드와 18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했고, 녹음까지 허용했다.
단단한 준비를 통해 자청한 인터뷰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국민 오도 논란 등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와 폐부를 찌르는 형국이다.
트럼프는 왜 공개를 전제로 우드워드에게 그토록 많은 말을 쏟아냈고, 되돌릴 수 없게 녹음까지 허용했을까.
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정신과 미 정치에서 우드워드의 독특한 역할을 이해함으로써만 답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주목할 만한 지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성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 해대는 모든 공격에도, 언론에 의해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그 만큼 면밀하게 따라가는 대통령은 없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쇄신문뿐 아니라 케이블뉴스의 열렬한 소비자"라며 "케이블TV는 오랫동안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였고, 대통령 당선 이후 그의 행동을 그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인식에 대한 강박관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직 중 그의 유산을 공고히 할 방법을 찾도록 자연스레 만들었다는 것이다.
CNN은 "그게 웃음거리가 된 그린란드 매수 시도 건인지, 러시모어산에 얼굴이 추가될 가능성에 매료된 것인지 간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유산을 창조·보존하는 데에 고집스러운 집중력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러시모어산에는 미 전직 대통령 4명의 거대 두상이 새겨져 있는데,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NN은 "말 그대로 돌에서 유산을 얻으려는 그런 시도를 차치하고라도 트럼프는 선거유세, 이른바 정책연설, 트위터를 그가 정말 역대 최고의 대통령 중 한 명으로 여겨질 만하다는 생각을 홍보하는 데 자주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우드워드의 위상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우드워드는 말년에 거의 독점적으로 미 현직 대통령의 삶을 책으로 쓰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4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2권에다 2018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책 '공포'를 내놨었다.
CNN은 "우드워드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 분야 언론인"이라며 "그가 누군가에게 그 사람에 대한 얘기를 쓰고 싶어한다고 말하면 심지어 그가 억만장자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우쭐해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드워드에 협조해온 모든 대통령은 그들이 믿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순간적으로만 인식되는 게 아닌 기억되는 법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다룬다는 매력에 이끌려왔다"고 했다. 우드워드 같은 위상의 언론인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매력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도 "우리는 우드워드가 유혹적이라는 것을 안다"고 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우드워드의 첫 책 '공포'에 관여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스러워했던 점도 이번 인터뷰의 이유로 관측된다. 자신이 직접 설명했다면 좋지 않은 내용이 없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CNN은 이처럼 치적에 영향을 줄 모든 것을 한다는 점과 자신의 설득 능력을 과신한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꼽으면서, 우드워드가 이 두 개를 모두 잘라내 버렸다고 전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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