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통령, 비리 연루 녹음파일 공개에 곤혹…의회는 탄핵검토

입력 2020-09-12 01:16   수정 2020-09-14 02:49

페루 대통령, 비리 연루 녹음파일 공개에 곤혹…의회는 탄핵검토
정부 부적절 계약에 관여한 정황 담겨…대통령 "물러나지 않을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는 페루에서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둘러싼 정치 혼란도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페루 의회는 이날 마르틴 비스카라 대통령에 대해 '도덕적 무능'을 이유로 한 탄핵소추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비스카라 대통령이 비리에 연루됐음을 시사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의 정적인 한 국회의원이 며칠 전 공개한 파일은 몇 달 전 불거졌던 문화부의 부적절한 계약과 관련한 녹음 파일이다.
당시 문화부가 비스카라 대통령과 가까운 무명가수 리차드 스윙에 17만5천솔(약 5천800만원)을 주고 동기부여 강의를 의뢰한 사실이 현지 언론에 폭로됐다. 자격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에게 본업과 무관한 리더십 강의 등을 맡긴 것이 논란이 되면서 당시 문화장관과 카렘 로카 대통령 보좌관이 물러났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당시 자신은 문화부와 스윙간의 계약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녹음파일엔 비스카라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스윙과의 만남 횟수 등에 대해 거짓 증언을 지시한 정황 등이 담겼다.
또 다른 파일에선 스윙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한 내용과 로카 전 보좌관이 "그(비스카라)는 자기만 살려고 한다"고 말하는 내용도 확인됐다.
전직 대통령이 거액의 뇌물수수 등으로 줄줄이 감옥에 간 페루에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비리지만, 반(反)부패 전사 이미지를 쌓아온 비스카라 대통령에겐 타격일 수 있다.
2018년 전임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이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 관련 비리에 연루돼 물러난 후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승계한 비스카라 대통령은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펴며 의회와 대립해왔다.
무소속 비스카라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의회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통령 축출을 시도하고 있다.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의회가 탄핵 절차를 개시하기 위해선 130명 중 52명의 찬성이 필요하며 최종 탄핵을 위해선 87표가 필요한데, 현재 95명이 탄핵 추진에 찬성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 페루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에 정치 위기도 더해지게 된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을 통해 녹음파일 공개는 그를 축출하려는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하며 "물러나지 않겠다. 도망가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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