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오리건주 산불 중 하나, 방화로 시작돼…40대 남성 기소

입력 2020-09-13 07:42   수정 2020-09-14 10:51

미 서부 오리건주 산불 중 하나, 방화로 시작돼…40대 남성 기소
'극좌 단체가 산불 방화' 헛소문도 돌아…주민들이 검문소 세우고 차량 세워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서부 해안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큰 피해를 안기고 있는 가운데 오리건주의 한 산불이 40대 남성의 방화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오리건주 남부 피닉스에서 화재를 일으킨 방화 혐의로 마이클 재러드 배켈라(41)를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오리건주 잭슨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애슐랜드에서 시작된 '앨러미더 화재'는 이후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번졌다. 그날 오후 애슐랜드 북쪽의 작은 마을 피닉스에서는 산불로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한 남자가 불을 질렀다고 주민들이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배켈라를 발견하고 가석방 위반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배켈라는 방화 혐의를 부인했지만 잭슨카운티 검사장은 11일 배켈라를 방화와 부주의한 위험 제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잭슨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배켈라는 전과 기록이 있으며 지역 치안 당국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NYT에 따르면 미 서부 해안의 주들에서 발생한 산불의 다수가 외진 곳이나 시골 마을에서 발생했지만 앨러미더 화재는 오리건 남부의 여러 마을을 덮쳐 500채의 주택과 100채의 상업 시설을 파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리건주 남부의 피닉스와 탤런트는 이번 산불로 마을 전체가 거의 사라져 버렸다.
잭슨카운티 보안관실은 당국이 애슐랜드에서 시작한 화재의 발화점을 조사 중이며 이곳에서도 방화를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산불이 시작된 지점 인근에서 한 남성의 유해를 발견했다.


이런 가운데 오리건주 일부 지역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산불이 극좌 성향의 반(反)파시즘 단체 '안티파'(Antifa)의 방화로 인한 것이란 헛소문이 퍼지면서 민간인 검문소가 생겨나고 있다.
멀트노머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포틀랜드 외곽 지역에는 주민들이 검문소를 세우고 지역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세워 검문하고 있다.
또 이런 소문을 접한 일부 주민은 자기 집을 지키겠다며 대피령을 거부하고 집에 머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보안관실은 11일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간 검문소는 불법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보안관실은 "공동체를 안전하게 지키려는 의도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공공도로를 가로막거나 다른 시민들을 멈춰세우는 것은 결코 합법적이지 않다"며 "의심스러운 행동은 우리에게 신고하고 직접 행동에 나서진 말아달라"고 밝혔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남쪽에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멀랄러에도 즉각 대피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지만 일부 주민들은 집에 남아 좌파 군중이나 방화범의 침입을 막겠다며 대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집 지붕과 잔디밭에 물을 뿌리고 비상용 가방을 싸둔 채 수상한 차량을 정찰하고 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이런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며 이의 확산을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FBI 포틀랜드 지부는 "극단주의자들이 오리건에서 산불을 지르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짜 뉴스가 퍼지는 것을 막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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