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수 없을 지경"…산불 연기에 질식한 미 서부

입력 2020-09-14 07:01   수정 2020-09-14 10:50

"숨 쉴 수 없을 지경"…산불 연기에 질식한 미 서부
"1.5m 앞도 안 보여"…대기 질 악화에 집에서도 N95 마스크 착용
산불로 최소 33명 사망…수십명 실종돼 인명피해 더 늘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대형 산불이 뿜어낸 연기 때문에 미국 서부 지역 주민들이 최악의 대기 오염 사태에 직면했다.
또한 산불이 곳곳에서 계속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30여명에 달한 가운데 수십명이 실종된 상태여서 인명 피해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 주민들이 막대한 양의 매캐한 산불 연기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환경 당국은 오리건주와 워싱턴,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역에 "건강에 매우 위험하다"며 대기 질 오염 경보를 발령했다.
최근 산불 피해를 본 오리건주 밀시티에 거주하는 에릭 터커는 AP와 인터뷰에서 "전기도 끊겼고, 사방에 온통 연기뿐이다.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환경 당국은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경우 산불로 인한 대기 오염이 최악의 수준에 도달했다며 호흡기 질환자가 야외 활동을 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은 "동전 냄새와 같은 매캐한 연기가 포틀랜드 시내를 가득 채웠다"며 포틀랜드 주민들은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문틈을 타월로 막았고, 집에서도 N95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로 장사를 재개했던 일부 포틀랜드 시내 상점과 식당, 커피숍은 "대기 오염 때문에 문을 닫는다"는 표지판을 내걸었다.



포틀랜드 외곽 매리언 카운티에 거주하는 마이클 워너는 워싱턴포스트(WP)에 "매캐한 연기 때문에 목구멍이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종 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인디애나주에서 포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 온 블레이즈덜 하워드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산불 연기는 화재 진화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리건주 클래커머스 카운티 소방서는 "연기 때문에 앞이 안 보이고 공중 정찰도 제한돼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서부 일부 지역의 운전 중 가시거리가 0.25마일(402m) 정도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체감 가시거리가 수 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포틀랜드 주민 애슐리 크레이처는 산불 연기 때문에 출근할 때 도로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며 "5피트(1.52m) 앞도 볼 수 없어 겁에 질렸다. 밖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서부 지역 산불로 숨진 사람은 이날 현재 최소 33명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 22명이 사망했고,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 각각 10명과 1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재난 당국은 실종자가 수십명에 달해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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