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복장도착자' JK롤링 신간에 성소수자인권 논란 재점화

입력 2020-09-16 16:30   수정 2020-09-17 07:02

'용의자는 복장도착자' JK롤링 신간에 성소수자인권 논란 재점화
'로버트 갤브레이스' 필명으로 낸 다섯번째 소설 '트러블드 블러드'
복장도착자가 주요 용의자…성소수자 혐오 비판 일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성 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영국의 작가 JK 롤링이 복장도착자를 소재로 한 새 탐정소설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이 됐다.
문제의 작품은 롤링이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다섯 번째 추리소설 '트러블드 블러드'(Troubled Blood)다.
영국에서 40년 전 한 여성 의사가 실종된 사건을 사설탐정 코모란 스트라이크와 그의 조수 로빈 엘라콧이 다시 파헤친다는 내용인데, 복역 중인 복장도착자(이성의 옷을 입고 성적 쾌감을 느끼는 사람)가 주요 용의자로 등장한다.
지난 15일 출간된 이 소설은 정식 발간되기 전인 지난 주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일요판에 비판적인 리뷰가 실리면서 롤링을 또다시 성 소수자 인권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이게 했다.
평론가 제이크 커리지는 13일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리뷰에서 이 소설에 대해 "캐릭터 구축은 좋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 약하다"고 혹평하면서 "롤링의 트랜스젠더 이슈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이 '드레스를 입은 남자를 절대 믿지 말라'라는 내용의 이책을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와 인권단체 사이에서도 이 소설이 롤링의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보여준다는 주장이 나온다.
영국의 트랜스젠더 아동 관련 인권단체 머메이드는 성명에서 "작가가 트랜스젠더를 위험한 인물로 그리는 오래된 비유를 반복해서 하는 것이 실망스럽다"면서 "롤링의 소설을 위안과 친근함, 안식처로 여겼던 어린 친구들이 상처를 입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 대변인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롤링의 새 소설에 대해 "존엄을 갖고 살아가려는 소수자들을 악마화했다"고 비판했다.
롤링의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가 2014년 펴낸 추리소설 '실크웜'에서 트랜스젠더를 살인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제시한 것 역시 성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롤링의 새 소설을 성 소수자에 대한 몰이해나 혐오라는 키워드로만 읽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가디언의 앨리슨 플러드 기자는 15일 '롤링의 트러블드 블러드 : 단 하나의 리뷰로 책을 평가하지 말라'라는 온라인기사에서 "일부는 소설 속 묘사를 트랜스젠더 혐오로 볼 수도 있겠지만, 롤링이 살인자를 여성 옷을 입는 자로 그린 것은 기껏해야 무신경한 것일 뿐이다. 데일리텔레그래프의 리뷰가 의심도 없이 반복 재생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롤링은 앞서 성 소수자 관련 발언으로 잇따라 비판에 직면했다.
6월에는 한 사회적 기업이 여성을 '월경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여성을 여성이라 불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성전환자들의 항의를 받았고, 7월에는 성 정체성을 의심하는 청소년을 위한 호르몬 처방을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라고 했다가 동성애 혐오라는 지적을 받았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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