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 중국의 '리틀 코리아' 옌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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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8 07:33   수정 2020-09-28 08:26

[차이나통통] 중국의 '리틀 코리아' 옌지를 가다

[차이나통통] 중국의 '리틀 코리아' 옌지를 가다
건물 전체에 빼곡히 한글·중국어 간판…한국 지방도시 연상
장백산공항 들어서면서 관광 특수 '시들'…재래시장 '북적'


(옌지=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건물 전체를 빼곡히 뒤덮은 한글 간판.
분명히 중국이지만 영락없이 한국의 지방 소도시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모습이다.
바로 이곳은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는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주도인 옌지(延吉·연길)다.
조선족 자치 지역답게 모든 간판이 중국어와 조선어로 병기돼 표기된다. 여기선 중국의 소수 민족인 조선족이 쓰는 언어라 한글 또는 한국어가 아니라 조선어로 불린다.
구사하는 어휘 또한 한국어보다는 북한 말에 가깝지만 옌지의 전체적인 모습은 한국에서 일했던 조선족들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을 그대로 닮아있다.

옌지는 베이징과 달리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보이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백두산(중국명 장백산)을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옌지가 장백산 공항 때문에 백두산 관광 주도권을 뺏기면서 도시 자체는 다소 활력을 잃은 표정이었다.
장백산 공항에서 내리면 불과 2시간여만에 백두산에 오를 수 있는 데다 인근에 완다 리조트 등 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서면서 굳이 백두산까지 4시간 넘게 걸리는 옌지를 이용할 필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백산 공항에 내리면 바로 차량을 통해 백두산 서파까지 올라가 구경할 수 있고 북파도 인근 숙소에서 머물고 다음 날 볼 수 있다. 백두 천지를 보고 옌지까지 가려면 험준한 산길을 넘고 넘어야만 갈 수 있다.
옌지의 호텔 등 숙박업소들 또한 코로나19 사태에다 관광 특수까지 시들해지면서 빈방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옌지 신시가지에는 완다광장부터 시작해 명품 숍까지 들어서는 등 번화한 모습이었지만 구시가지는 한국의 1980년대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옌지의 가장 유명한 요리는 꼬치구이로 조선어로 '뀀점'이라 불린다. 신선하면서도 다양한 꼬치 요리로 중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옌지하면 중국 동북 지역에서는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진 개고기도 유명하다.
최근 애완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중국에서 많이 사라졌지만 옌지에서는 아직도 재래시장에서 버젓이 개고기를 팔고 있다.
옌지에서 유명한 '수상 시장' 입구에는 같은 크기의 개들이 손질된 채 통째로 진열돼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염소를 직접 끌고 와서 풀을 주는 사람부터 야채 장수, 송이버섯 판매상 그리고 김치 등 조선족 반찬 판매 아주머니까지 한국의 옛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한다.
특히 이 시장의 민속 미식 구역에는 설렁탕과 비슷한 황소 고기 국밥, 돼지고기 시래깃국, 보신탕 등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고 김밥과 떡볶이, 시루떡 등 전통 떡들도 다양하게 진열돼있다.

반찬을 파는 한 조선족 여성은 "조선족 음식은 한국보다 더 전통적인 맛을 지니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면서 "조선족들에게는 이 시장이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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