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몸에 은색 칠하고 구걸 '실버맨' 증가

입력 2020-10-01 13:13  

인도네시아서 몸에 은색 칠하고 구걸 '실버맨' 증가
"아동·청소년 착취 방지…도우려면 보육원 등에 기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장기화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로 빈곤층이 늘면서 온몸에 은색 칠을 하고 교차로 등에서 구걸하는 '실버맨'(Manusia silver)이 늘고 있다.



1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저녁 북부자카르타 공공질서국은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행인, 운전자에게 구걸한 10대 실버맨 6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구걸 중단 및 마스크 착용 각서를 쓴 뒤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실버맨은 온몸을 은색 스프레이 등으로 칠한 뒤 돈을 넣을 상자를 들고 길거리에 동상처럼 서 있거나, 신호등 앞에 멈춘 차량 운전자에게 다가간다.



실버맨은 주로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수마트라섬과 술라웨시섬 주요 도시까지 퍼졌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실버맨의 숫자가 늘었는데 영국 일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다룰 만큼 주목을 받았다.
주로 10대 소년들이 실버맨으로 분장해 무리 지어 구걸하지만, 폭력배들이 이러한 행위를 강요하거나 부모가 어린 자녀를 은색으로 칠한 뒤 앵벌이를 시키는 경우도 있다.
인도네시아 아동보호위원회(Komnas PA)는 구걸하는 청소년들을 사회 보호시설로 보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면서 구걸을 강요한 어른을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래 인도네시아는 지방 정부 조례로 구걸과 돈을 주는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 거지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아동·청소년 등 약자의 착취를 막기 위해서다.
자카르타에서는 구걸 행위자와 돈을 준 사람 모두 2개월 이하 구류 또는 최대 2천만 루피아(160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수마트라섬 팔렘방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최근 실버맨과 거지가 급증했다"며 "구걸을 해도 수입을 얻을 수 없어야만 거지가 줄어들 것이다.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다면 보육원이나 모스크 등에 직접 기부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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