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짙은 보수색 빼고 '대법관 코스'와 다른 길 배럿 지명자

입력 2020-10-04 07:07  

[특파원 시선] 짙은 보수색 빼고 '대법관 코스'와 다른 길 배럿 지명자
성향은 '보수 주류'지만 여성으로 非아이비리그 출신
'대법관 코스' 워싱턴DC 항소법원도 안 거쳐
트럼프 코로나 확진에도 청문회 예정대로 진행될 듯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48) 판사를 둘러싼 '인준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11월 대선 이전인 이달 말까지 상원 인준을 마치고 임명을 강행할 태세지만,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은 이에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인 2일(현지시간)에도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통화해 인준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과도 통화했으며 배럿 인준을 위한 상원의 계획을 가장 먼저 물어봤다고 그레이엄의 보좌관이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에도 상원 청문회는 예정대로 오는 12일 시작될 것이라고 2일 전했다.
배럿 지명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며 7명의 자녀(입양 2명 포함)를 둔 여성이라는 개인 신상이 널리 알려졌지만, 법률가 경력도 눈길을 끈다.
정치 성향과 사법 철학에서 정통 보수주의자인 배럿은 진보 성향의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과 대척점에 있다. 이 점에선 대법원을 장악한 보수 '주류'에 속한다.
그러나 경력과 학력 등에선 기존 대법관들과 다소 결이 다르다.
그는 동부 명문대 그룹인 '아이비리그' 로스쿨이 아닌 비(非)아이비리그 출신의 여성 법관이다.
연방 대법관은 전통적으로 하버드와 예일을 중심으로 한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채워왔다. 또 남성이 절대다수였다.
이는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은 한국 대법원과 유사한 흐름이다.
배럿 지명자는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모교 교수를 역임했다.
긴즈버그의 별세로 현재 8명인 연방 대법관도 하버드와 예일의 양대 산맥 체제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스티븐 브라이어, 엘리나 케이건(여), 닐 고서치 대법관은 하버드출신, 흑인 클래런스 토머스와 새뮤얼 앨리토, 소니아 소토마요르(여),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예일 출신이다.



또 배럿 지명자는 '대법관 코스'로 불리는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출신이 아니다.
미국은 전역을 12개 구역으로 나눠 12개 항소법원을 두고, 수도 워싱턴DC에 별도 법원까지 총 13개의 연방항소법원이 있다.
그중에서도 행정부와 주요 연방기관이 있는 워싱턴DC 항소법원은 규모는 가장 작지만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많은 저명 법조인이 이곳을 거쳤다.
항소법원 판사로는 대개 로스쿨 교수나 행정부 고위 공무원 중에서 법률 전문가들이 뽑힌다. 이들은 잠재적인 대법관 후보군이다.
하버드 로스쿨 첫 여성 학장과 법무부 차관 출신인 케이건을 빼면 현 대법관도 모두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일하다 발탁됐다.
배럿 지명자 역시 항소법원 판사인 점에서 자질과 능력은 검증된 셈이다.
현 대법관 중에선 하버드 로스쿨 수석 졸업자인 로버츠 대법원장,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화이트워터' 스캔들 특별검사보를 거쳐 불과 41세 때 항소법원 판사가 돼 '제2의 로버츠'로 불린 캐버노 대법관, 토머스 대법관이 워싱턴DC 항소법원 출신이다.
긴즈버그도 이곳에서 일하다 대법관이 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지명했지만 낙마한 메릭 갤런드도 있다.
배럿 지명자가 속한 제7항소법원(인디애나·일리노이·위스콘신주) 출신으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낮지만, 최근 각광받는 법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프랭크 이스트브룩, 미국 최초의 연방대법원 여성 로클럭(법률연구원)을 지낸 다이앤 우드 판사 등이 있다.
짙은 보수 색채만 빼면 여성에 비아이비리그 출신 '비주류' 법조인인 데다 미국에선 소수 종교인 가톨릭 신자라는 점에서 야당이 배럿에 대한 공격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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