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긴 우리말 지명은…대구 주암산 '옥낭각씨베짜는바위'

입력 2020-10-06 11:38   수정 2020-10-06 13:46

가장 긴 우리말 지명은…대구 주암산 '옥낭각씨베짜는바위'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대구시 주암산 능선을 오르다 보면 큰 바위가 하나 나온다.
이름이 '옥낭각씨베짜는바위'인데, 이름대로 각시가 베를 짜는 모습으론 잘 보이지 않고 그냥 큰 바위일 뿐이다.


그런데 이 9자짜리 바위 이름이 우리나라 지명 중 가장 긴 이름이라고 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은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해 전국의 고시된 지명 10만개를 분석한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옥낭각씨베짜는바위는 주암산이 걸쳐 있는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큰 바위로, 바로 앞 가창저수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바위산이 베를 짤 수 있을 정도로 넓어서 옛날 옥낭각시가 베를 짜다 총각에게 쫓겨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전국 대다수 지명은 고유어와 한자어, 둘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순우리말로 이루어진 고유어 지명은 1만1천771개, 한자어는 4만5천961개, 혼합어 지명은 1만7천657개다.
고유어 지명 중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은 '새로 마을이 생겼다'라는 의미의 '새터'로,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을 비롯해 전국에 273개가 있다.
그 뒤를 이어서 '절골'(142개), '새말'(110개), '안골'(96개), '큰골'(68개), '뒷골'(66개) 등이 있다.
전국의 한자어 지명은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뜻의 '신촌'(新村)이 263개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신기'(新基·192개), '평촌'(坪村·138개), '송정'(松亭·126개), '내동'(內洞·119개) 등이 있다.
혼합어 지명 중에선 '양지말'(陽地말)이 97개로 가장 많다. 따뜻한 곳을 뜻하는 '양지'(陽地)에 마을을 뜻하는 '말'이 붙어 만들어졌다. 이어서 '점말'(店말)과 '장터'(場터) 순이었다.
마을을 나타내는 지명 중에서 뒤에 '골'이 들어간 지명은 6천127개로 집계됐다. '촌'(村·2천701개), '말'(2천49개), '곡'(谷·1천599개), '마을'(487개), '뜸'(146개) 등이 들어간 지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전국에서 같은 이름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산 지명은 '남산'(南山)'으로 101개가 있다. 봉우리의 경우 국사봉(國師峰)으로 80개가 쓰이고 있다.
옛날 마을 어귀나 길가에 세운 푯말인 '장승'을 이용한 지명도 서울의 장승배기 등 전국에 39곳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사공호상 원장은 "한글날을 맞아 전국의 지명을 유형별로 파악해 본 결과 한자 문화의 영향으로 고유어 지명보다 한자어 지명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며 "앞으로는 고유어 지명을 지명 제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일본식 지명 등도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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