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같은 금성서 채취 못한 암석 샘플 달서 찾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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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08 10:40  

지옥같은 금성서 채취 못한 암석 샘플 달서 찾을수도

지옥같은 금성서 채취 못한 암석 샘플 달서 찾을수도
달이 소행성 충돌로 튕겨나온 금성 암석 "금고" 역할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와 크기, 질량 등이 비슷해 쌍둥이 행성으로 불리는 금성은 납도 녹일 만큼 표면의 온도가 높지만, 과거에는 지구처럼 물이 있고 대기도 얇은 행성이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늘고있다.
약 7억년 전까지도 지구와 비슷한 대기를 갖고 있었지만, 온실효과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대기가 두꺼워지고 현재와 같은 혹독한 환경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들은 금성의 토양이나 암석 샘플 없이는 검증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표면 온도가 섭씨 450도에 이르고 기압도 지구의 92배에 달하는 환경을 견딜 수 있는 탐사선을 제작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아직 구체적인 탐사계획을 세운 우주 기관도 없어 이를 확인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금성에서 튕겨 나온 암석이 달에 운석으로 떨어졌을 수 있다며 월석에서 금성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예일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과 그레고리 라플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수십억년 전 소행성과 혜성이 금성에 충돌하면서 최대 100억개에 달하는 암석이 우주로 튕겨 나와 이 중 일부가 지구와 달 궤도를 지나가는 과정에서 '금성 운석'으로 지구와 달에 떨어졌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행성과 혜성의 참사적 충돌이 1억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이지만 수십억년 전에는 더 자주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런 충돌로 금성에서 튕겨나온 암석이 지구와 달에 떨어졌지만, 지구에서는 지질 활동으로 내부 깊숙이 묻혔을 가능성이 높은 것과 달리 달에서는 지질 활동이 없어 훨씬 더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예일대 대학원생 새뮤얼 캐봇은 이와관련, "달이 고대 암석을 지키는 금고를 제공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금성에 충돌하는 소행성의 속도가 지구와 충돌하는 것보다 빨라 더 많은 암석을 우주로 보내고, 이 암석 파편 중 상당수가 지구와 달 근처로 간다는 점을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금성과 지구의 공전주기가 서로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는 진수 관계(commensurability)에 있어 금성에서 떨어져 나온 암석이 지구와 달 주변 궤도로 흘러들 수밖에 없는 것으로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달의 토양과 암석 샘플을 대거 가져오면 예상외로 빨리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달 샘플만 확보되면 지문처럼 돼 있는 특정 원자의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금성에서 떨어져나온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라플린 교수는 "금성의 암석 파편은 고대 기상 정보를 담고있다"면서 "금성의 역사는 과거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이나 내행성의 대기 변화, 물의 양 등 행성 과학의 중요한 분야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천문학회(AAS)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행성과학 저널'(Planetary Science Journal)에 제출돼 게재가 확정됐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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