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소득 금융인들, 중국인들에 자리 뺏겨

입력 2020-10-12 15:32  

홍콩 고소득 금융인들, 중국인들에 자리 뺏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아시아 금융 허브' 홍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고소득 직종인 투자은행(IB)업계에서 홍콩인들이 중국인들에 빠르게 밀려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취업정보회사 로버트월터스에 따르면 홍콩 투자은행 직원 중 홍콩인의 비중은 2년 전 40%에서 현재 30%로 줄어들었으며, 60%는 중국인, 10%는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 고위 직군도 중국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홍콩 투자은행에서 중국인 직원의 비중은 15% 정도였지만, 중국 본토에서 해외 유학파가 늘어나면서 중국인과 홍콩인의 업무 능력 격차는 좁혀졌다고 로버트월터스는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홍콩 금융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는 와중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중국계 투자은행들은 홍콩인을 채용하거나 승진시키는 것을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직 취업정보회사 웰레슬리의 조사에 따르면 가장 숙련된 유능한 직원조차 홍콩인이라는 이유로 중국인에게 밀려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홍콩 금융계는 중국과 서방 세계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하며 안정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중국이 홍콩을 경유하지 않고도 본토에 투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면서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웰레슬리의 크리티앙 브룬 CEO는 중국인 직원들이 홍콩으로 밀려들면서 중견 홍콩 은행원들의 연봉은 지난 5년간 15~20% 감소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선임 은행원의 경우 2015년에는 100만~200만 달러를 벌었지만 요즘은 85만~175만달러를 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중국인 직원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웰레슬리가 투자은행 업계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북경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직원을 원했다.
중국인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인이나 영국인 등 외국인들이 홍콩 투자은행에서 일할 기회도 줄어들었다.
외국계 은행들이 잇달아 중국에 지점을 개설하거나 확대하는 움직임도 홍콩 금융인들의 입지를 좁게 만든다.
다만, 중국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홍콩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은 많은 세금을 내야하는 점이 걸림돌이다.
홍콩의 비싼 물가도 더해지면서 일부 중국인 직원은 회사가 세금 상쇄분만큼 연봉을 올려주지 않으면 본토로 돌아갈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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