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중해 갈등 다시 고조…터키 대통령 "탐사선 추가 투입"(종합)

입력 2020-10-14 22:33  

동지중해 갈등 다시 고조…터키 대통령 "탐사선 추가 투입"(종합)
에르도안 "세 번째 탐사선 야우즈 해군 호위 받으며 투입"
미국·독일·그리스 터키 탐사 재개에 반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동지중해 자원 개발을 둘러싼 터키와 그리스의 갈등이 다시 고조하는 양상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집권 정의개발당(AKP) 연설에서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틀 안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번째 탐사선 야우즈가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지중해 동부로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와 그리스는 동지중해 천연자원 개발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터키 해안에서 지척인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 해군은 지난 11일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가 22일까지 동지중해에서 천연가스 탐사 활동을 한다고 통보했다.
이 해역에서는 이미 터키의 연구선 바르바로스 하이레틴 파샤가 작업 중이다.
이 선박들의 작업해역은 키프로스 섬과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1923년 터키 독립전쟁의 결과로 체결된 로잔 조약에서 양측이 이스탄불을 포함한 동트라키아 지역은 터키의 영토로 하고,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海)의 섬은 그리스 영토로 하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앞서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 장관은 이날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가 동지중해의 작업 해역에 도착했으며, 전날 탐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오늘부터 지질 조사 결과를 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터키는 지난 8월에도 오루츠 레이스를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 투입해 천연가스 매장 탐사에 나섰다.
그러자 그리스·키프로스는 키프로스 섬 인근 천연가스 시추권을 받은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합동 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했다.
일촉즉발의 위기로 번진 긴장은 지난 달 12일 터키가 오루츠 레이스를 철수시키면서 다소 누그러들었고 양측은 천연자원 탐사와 관련한 회담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터키가 오루츠 레이스를 재투입하자 그리스는 "터키가 탐사선을 철수하지 않으면 회담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리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터키를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고 규정하며 "진심으로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독일 역시 터키를 향해 그리스에 대한 '계획적인 도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터키가 계획된 도발을 끝내고, 그리스와 탐사 관련 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며 "강압과 협박, 위협, 군사행동은 동지중해의 긴장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 장관도 "터키는 긴장 완화와 도발의 순환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회담을 진행할 가능성이 생기도록 조건과 기류를 만들어내는 것은 이제 터키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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