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리꾼 'BTS 발언 지지했다가'…계정 삭제에 사과까지

입력 2020-10-15 10:38   수정 2020-10-15 12:13

중국 누리꾼 'BTS 발언 지지했다가'…계정 삭제에 사과까지
"한국전쟁은 남침…한국인들, 북중연합군에 맞서" 올렸다가 뭇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언급을 지지하는 글을 올린 중국 누리꾼이 계정을 삭제당하고 사과문까지 올리는 등 중국에서 뭇매를 맞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내 과도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개인의 발언 자유까지 너무 제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의 한 누리꾼은 BTS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을 '양국(한미)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내용을 옹호하는 글을 최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렸다.
이 누리꾼은 웨이보에 중국에서 한국전쟁을 의미하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가 정말 국가를 지키는 전쟁인가를 자문하면서 "1950년 6월 북한은 구소련의 승인 아래 침략 전쟁을 했는데 이것이 전쟁의 진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듯이 북한이 한국을 침략했다"면서 "한국인들은 중국과 북한 연합군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가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국가를 지키는 전쟁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누리꾼의 글은 중국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가 BTS 발언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 표출을 보도하는 상황에서 나와 극우 성향의 일부 중국 누리꾼들을 자극했다.
발끈한 이들 누리꾼은 즉각 중국 사이버 법 위반 범죄 신고 사이트에 신고했으며 BTS 발언을 지지했던 이 계정은 삭제 조처됐다.
신고한 누리꾼들은 "중국 팬들이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항미원조의 역사 의미를 무시했으며 중국 인민지원군 선열을 모독했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이 누리꾼은 결국 사과문까지 올렸다.

이 누리꾼은 "BTS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으며 중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위해 변명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나쁜 영향을 줘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중화민족의 아들과 딸로서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지킬 의무가 있으며 앞으로 국가의 이익을 앞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국가 안전을 이유로 개인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이나 웨이보를 면밀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항미원조를 부인하는 발언은 바로 삭제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