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인 "모랄레스, 새 정부서 역할 안 맡는다"

입력 2020-10-21 06:18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인 "모랄레스, 새 정부서 역할 안 맡는다"
아르세, 외신 인터뷰서 모랄레스 새 정부 참여 가능성 배제
'에보노믹스' 책임졌던 경제장관 출신…"긴축 정책 필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승리한 '에보 모랄레스 후계자' 루이스 아르세(57) 전 경제장관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새 정부 참여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아르세 전 장관은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그(모랄레스 전 대통령)는 우리 정부에서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세는 현재 아르헨티나에 망명 중인 모랄레스를 가리켜 "볼리비아 국민이므로 원할 땐 언제든지 귀국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 구성원을 결정하는 것은 나"라고 말했다.
아르세 전 장관은 영국 BBC의 스페인어판인 BBC 문도와의 인터뷰에서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우리를 도와주고 싶다면 매우 환영하지만, 그가 정부 내에 있게 될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새 정부는) 나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볼리비아로 돌아와 우리를 돕고 싶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모랄레스가 이끄는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MAS) 후보인 아르세 전 장관은 지난 18일 치러진 대선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으나 조사기관 두 곳의 출구조사가 모두 아르세의 당선의 가리켰고, 상대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은 물론 외국 정상들도 이미 그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보냈다. 당국의 공식 당선 발표만 남은 셈어서 이미 언론들도 '당선인'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2006년부터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대선 부정 의혹으로 쫓겨나듯 물러난 후 1년 만에 MAS가 재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경제학자인 아르세는 모랄레스 집권 대부분 기간에 경제장관을 맡았다. 가난한 원주민 가정 출신의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달리 라파스의 중산층 가정 출신인 아르세는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유학파다.
볼리비아 중앙은행과 대학 강단에서 근무하다 장관으로 발탁돼 모랄레스 정권의 경제 정책 '에보노믹스'를 책임졌다.
경제 성장과 빈곤율 감소를 재임 중 가장 큰 치적으로 내세우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대선 출마 길이 막힌 자신을 대신해 아르세를 MAS의 대선 후보로 직접 낙점해 발표했다.

아르세는 대선 과정에서 반대파들로부터 '모랄레스의 꼭두각시'라는 조롱을 들었고, 그가 당선되면 볼리비아에 다시 모랄레스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아르세 전 장관이 새 정부는 자신의 정부라고 못을 박으면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귀국하더라도 표면적으로 장관 등 정부 요직을 맡을 가능성은 배제됐다. 다만 모랄레스가 정계 복귀 의사를 여러 번 강조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선 승리가 확정되면 아르세 전 장관은 내달 취임해 5년간 볼리비아를 이끌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엉망이 된 경제와 지난해 대선을 겪으며 분열된 사회를 수습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
그는 로이터에 "긴축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지출을 감당할 수입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정권 하에서 악화한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모든 나라와 관계를 재건하고 싶다"면서도 "그들(미국)이 우리와 관계를 재건하고 싶다면 우리가 바라는 건 동등하게 존중해달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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