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 '축구장 72배' 중국 자존심 자금성 600살 됐다

입력 2020-10-22 07:33   수정 2020-10-22 09:13

[차이나통통] '축구장 72배' 중국 자존심 자금성 600살 됐다
20만명 동원·15년 걸려 1420년 완성…'자금성 건립 600주년' 전시회
자금성 조감도·사진에 국새 등 다양한 자료 전시해 관람객 문전성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조선 사신이 자금성을 봤을 때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축구장 72개(72만㎡)가 들어갈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로 중국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자금성(紫禁城)이 올해로 600살이 됐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 한복판에 있는 자금성은 20만명이 넘는 인력이 동원돼 15년에 걸쳐 1420년에 완성됐다.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하던 명·청 시대부터 미국, 일본 등 외세에 핍박받은 수난의 역사를 거쳤고 이제는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현재까지의 산증인인 셈이다.
중국에서는 요즘 자금성 건립 600주년을 맞아 '자금성 띄우기'에 열심이다.
이를 두고 자금성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주름잡았던 과거 명·청 시대를 재연하고자는 중국 지도부의 열망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정도다.
중국 고궁박물원은 최근 자금성 600주년을 기념해 '단신영고(丹宸永固)-자금성 건립 600년' 전시회를 하고 있다.

필자가 자금성을 찾아간 날에도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하루 입장인원이 오전과 오후에 각각 1만5천명으로 제한됐다.
이런 가운데 전시장은 자금성의 대표 유물 450여 점과 역사적 자료들로 자금성의 변모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보여줘 관람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자금성 우먼(午門) 구역에서 열린 전시회는 '궁성일체'(宮城一體), '유용내대'(有容乃大), '생생불식'(生生不息) 테마로 나눠 자금성의 내적, 외적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또한 '1406년·영락영(永樂營) 베이징', '1420년·자금성 건립', '1655년·곤녕궁(坤寧宮) 개조', '1933년·전시 고대유물 보호' 등 18가지 역사 사건으로 나눠 자금성의 구획, 구도, 건축, 궁중 생활 및 건축물 보호 현황을 소개했다.
자금성의 대표 전각인 태화전과 중화전, 보화전, 건청문, 교태전, 양심전, 어화원, 신무문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볼 수 있다.

게시물 중 재밌는 것은 자금성을 조성할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금성에 있는 16m에 달하는 최대 석조 조각은 무게만 250t으로 이는 성인 남성 4천명의 몸무게와 맞먹는다며 채석에 고생이 많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자금성 전각의 지붕에 쓰였던 용 무늬가 세밀하게 그려진 각양각색 기와 조각이 눈에 띄었고 거대한 궁궐 조성에 쓰였던 석조 조각들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전시했다.

또한 명나라와 청나라 때의 자금성 조감도가 게시돼 자금성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었다. 아울러 이 시절 문헌과 그림을 통해 자금성에 행해졌던 사신 맞이 등의 행사 모습도 나와 있다.
이 당시 그림을 보면 자금성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대로 묘사돼있다. 지금은 톈안먼(天安門) 광장이 됐지만 당시에는 이곳을 중심으로 큰 길이 펼치면서 수도 베이징이 조성됐다.

심지어 자금성 대형 전각들의 세부 설계도까지 전시해 각각의 건축물들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황제의 국새와 황후가 썼던 모자, 현판, 악기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아울러 청나라 때 자금성의 곳곳을 찍은 사진들은 과거 자금성의 흔적을 알 수 있게 했다.
전시회장 내부의 대형 스크린에는 자금성의 역사와 조성 과정을 보여주는 홍보 영상이 상영되며 자금성 전체를 재현해놓은 미니어처 또한 관심거리였다.
1900년대 이후 전시에서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 선통제(푸이) 사진이 등장한다. 300년 가까이 자금성 주인을 군림했던 청나라가 신해혁명으로 망하고 외세 수탈 역사 시작된 시기의 흔적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줬다.

이후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주도로 세워진 신중국 창건 이후 그동안 훼손됐던 자금성을 복원하는 과정을 사진과 복원도 등으로 자세히 소개했다.
청나라 당시 70여개 건축물과 9천999개 방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많이 소실됐지만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현재 중국인들에겐 생전에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

상하이(上海)에서 전시회를 보러 왔다는 양모 씨는 "일주일을 기다려 간신히 자금성 입장권을 구했다"면서 "자금성은 수난의 역사가 있었지만 강대했던 청나라 그리고 현재 강해진 신중국을 상징하는 중국의 자존심 그 자체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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