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제 개혁" vs "왕실 수호"…태국 시위대-왕당파 충돌 우려

입력 2020-10-22 13:28  

"군주제 개혁" vs "왕실 수호"…태국 시위대-왕당파 충돌 우려
일부 주 왕실 지지파들 거리 행진…방콕 대학서는 욕설·물병 투척 '충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군주제 개혁을 거듭 촉구하는 가운데 왕실 지지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 충돌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전날 태국 몇몇 주에서 왕실 지지자 수만 명이 '군주제 수호'를 다짐했다.
국왕을 상징하는 색깔인 노란색 상의를 입은 이들은 치앙마이·촌부리·람팡·난·나라티왓·송클라주 등에서 거리 행진에 나섰다. 일부는 왕실 관련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도 발생했다.



방콕 시내 람캄행 대학에 모인 왕실 지지파 인사들은 성명을 통해 14일 일부 시위대가 수티다 왕비 차량 행렬을 방해한 점을 거론하며 "사건 배후에 있는 사람은 나와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후 반정부 시위대가 대학 구내로 들어오자 양측이 욕설을 주고받았고, 일부는 서로를 향해 물병이나 주위 물건을 던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위대가 학교 밖으로 물러나고, 주변에 있던 경찰도 개입하면서 심각한 폭력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왕실 지지자인 시리몽꼰 루암빤(24)은 로이터 통신에 "하고 싶은 건 하라. 그러나 군주제를 건드리지 말라. 군주제를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말했다.



과거 잉락 친나왓 정부 당시 반정부 활동을 벌이던 친 왕실 단체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 관련 인사들도 행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한 유명 여배우는 인스타그램에 '#군주제를 지키자(protectthemonarchy)'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준비됐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PDRC를 이끌었던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도 소셜미디어에 군주제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온 이들을 존경한다는 발언을 남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에서 국왕은 전통적으로 신성시되는 존재인 데다, 왕실 모독 죄를 엄하게 다스리는 형법도 있어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서민층을 일컫는 이른바 '레드셔츠'도 군주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나 시위대 주축인 젊은 반정부 인사들은 8월 초부터 왕실 자산의 국가 감독, 왕실 모독죄 폐지, 국왕의 쿠데타 지지 중단 등을 내용으로 한 군주제 개혁을 공개 거론했다.
지난달 19~20일에는 방콕 왕궁 바로 옆 사남 루엉 광장에서 총리 퇴진 및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당시 참여 인원은 2만여명으로 2014년 쿠데타 이후 최대였다.
당시 광장에 "이 나라는 왕의 것이라고 국민을 속여온 것과는 다르게 국민의 것이라는 국민의 뜻을 밝힌다"라는 문구를 담은 기념 동판을 심으면서 '군주제 개혁' 요구가 절정에 달했다.
14일부터 내리 8일째 방콕 곳곳을 포함한 태국 전역에서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에서도 군주제 개혁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19일 정부는 군주제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15일 한 행사에서 "태국은 국가를 사랑하고 군주제를 사랑하는 이들을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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